'노무현 입니다'…민주당 출입 기자들과 단체 관람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서거 전 봉하마을에서 뵙자고 한 게 일주일 전이었다. 뜸 들이지 말고 갔었더라면 후회가 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전, 그를 찾지 못했던 것에 대한 마음의 짐이 크다고 했다.
16일 오후, 추 대표는 2기 특보단과 기자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관람했다. 추 대표는 영화 도중 노 전 대통령이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을 때는 함께 웃었고,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장면에서는 하늘색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추 대표는 영화가 끝나고도 한동안 자리에 앉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을 지켜봤다. 이후 기자들과 티타임을 가진 추 대표는 여전히 목이 메인 채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노무현 시대가 올까요?'라고 스스로 반문하시고, '그런 시대가 온다고 하면 내가 없어도 되지 뭐'라고 대답했다는 유시민 전 장관의 회상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며 "유 전 장관의 파도가 목적지까지 못 가겠지만, 그 다음 파도가 또 오고 또 오고 하면 되지 않겠냐는 표현이 참 멋졌다"며 입을 열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던, 추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듯 잠깐씩 허공을 바라보기도 했다. "3기 정부가 됐다. 참 무겁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미안함과 동시에 책무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추 대표는 '노무현 시대'를 불평등 문제를 이해하고 바꿔나가는 시대였다고 표현했다.
추 대표는 "노무현의 분노가 희망으로 반전되면서, 우리 사회 구조적 모순을 하나하나 자각하면서 바꿔야한다는 생각이 시작됐던 시대다"며 "이미 신자유주의 한 가운데에 이미 편입되면서 그 때는 심각하게 느끼지 못했다. 그 시대에 해야 할 과제를 막상 놓쳤다. 갈수록 사람들이 노무현에 대한 그리움이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정치적 약점인 노무현 탄핵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당에 남아있는 분들은 버림받은 것이라 분노하는 입장이었고, 그게 탄핵까지 간 것이다. 저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다가 당시 최고위원으로 탄핵으로 결론 났을 때 당의 관리를 해야 하는 샌드위치 같은 입지였다"라며 "이후 삼보일배하며 사죄했다. 당이 교섭단체조차 되지 않아서 모든걸 내려놓고 떠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추 대표는 "개혁하려면 응원군, 뒷받침이 필요한데 다 허물어져 있었다. 그것이 노무현 정부의 실패가 됐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 제가 손을 놓치지 않겠다. 국민들이 지키지 못해서 미안했다는 마음으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것이고,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타임 내내 진지한 표정이었던 추 대표는 새 정부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지금 맞이한 이 기회를 통해 '노무현 당신께서 바라신 시대가 이런 것이다'라고 바칠 수 있는, 영정 앞에 바칠 수 있는 성공하는 정부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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