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해 들어 두번째로 인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4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정례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현재 0.75~1.00%인 기준금리를 1.00~1.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FOMC는 지난 3월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올해 추가적으로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와 한국의 기준금리(1.25%)가 같아졌고, 향후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 등으로 구성된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 축소 계획도 함께 밝히면서 시중 유동성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예상된 금리 인상이었던 만큼 시장에 미칠 충격은 최소한일 것이라면서도 적절한 금리 인상이었는가에 대해선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동부증권 강현기 연구원=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시점 적합성이 떨어진다면, 지금 그것을 단행한 이유는 하나다. 정상화의 관점에서 해당 정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부적으로 정상 수준보다 낮은 금리가 빚어내는 주식시장의 고밸류에이션과 부동산시장의 재가열은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번 FOMC 성명서에서 연내 자산축소가 진행되리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정상화 계획을 제시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경제의 모든 상황이 우호적이라고 인지하는 전통적 해석은 위험할 수 있다.
중단기 관점에서의 경기 모멘텀 부침 속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의한 자본조달비용의 상승이 주가에 압박을 가할 여지를 감안해야 한다. 주식시장 전반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상대수익률 관점에서는 기존 주도주를 경계하고, 방어주(음식료 중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적절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과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 축소 계획에도 불구하고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시장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고, 연준의 긴축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자신감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연준이 양적긴축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기가 언급되지 않았고,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증시에 큰 충격은 아니다.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번 FOMC 성명서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긴축 시그널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결국 높아진 실적 기대감, 매크로 지표의 반등, 신정부 정책 기대감 등 국내증시를 둘러싼 우호적인 환경이 변화하지 않은 가운데 이번 FOMC를 통해 연준위원들의 경제에 대한 자신감과 구체적인 긴축 시기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만큼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 또한 6월 FOMC를 앞두고 금리변동에 민감한 주식 중에서 상승률이 높아 선제적인 대응으로 하락했던 기술주의 상승재개가 예상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FOMC는 기준금리 결정과 동시에 발표된 물가 전망치를 종전의 1.9%에서 1.6%로 하향했다. 물론 성장률이나 실업률이 이전에 예상했던 수준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기준금리 인상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선순위를 둘 항목이 물가임을 감안하면 금융시장 차원에서 향후 Fed의 기준금리 인상 수위에 대한 의심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처럼 Fed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 일정에 대한 입장 표명과 달리 금융시장 차원의 긴축 강도에 대한 의심은 상당 기간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다. 결국 기준금리에 대한 의사 결정의 주체가 Fed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사가 예상했던 9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아직 접을 단계는 아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통화긴축 사이클은 이제 정점 또는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는 쪽으로 금융시장이 반응할 여지는 커졌다고 본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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