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의원 총격범 사망‥SNS에 “반역자 트럼프 일당 파괴해야”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미국 버지니아주(州) 알렉산드리아에서 14일(현지시간) 오전 야구 연습중이던 공화당 소속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 등이 무차별 총격을 입고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범인으로 지목된 제임스 T. 호지킨슨(66)도 현장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의원들에게 총기를 난사한 범인은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범인은 이날 스컬리스 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인사들이 야구 연습을 하고 있던 연습장에 나타나 갑자기 총기를 난사했다. 당시 2루쪽에 있던 스컬리스 의원이 엉덩이 쪽에 총을 맞았고, 함께 있던 보좌관들과 경호원 등 4명도 부상을 입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주변에 있던 경호원과 경찰도 호지킨슨의 범행을 저지하기 위해 응사하면서 50~60발의 총성이 울리는 등 사건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현장에 함께 있던 공화당 모 브룩스 의원은 “범인은 선출직 공무원들을 노리고 있었다”면서 “스컬리스 의원이 목숨에는 지장이 없지만 혼자 움직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부상을 입은 스컬리스 의원은 추가 공격을 피하기 위해 피를 흘리며 기어서 현장을 빠져나가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스컬리스는 의원은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치료를 받은 뒤 안정을 되찾고 회복중이다.

스컬리스 의원은 루이지애나 주 출신 5선 의원이자 하원 원내총무로 공화당내 서열 3위의 고위 인사다. 대표적인 보수파 정치인으로 손꼽히는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최근 '반(反)이민' 정책을 적극 옹호하는 한편 오바마케어 폐지에 앞장서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은 현지 경찰을 인용, 호지킨슨은 일리노이 주 벨레빌 출신이라고 전했다. 그는 종합 건설업자로서 30년 넘게 건설 및 리모델링 분야에서 일해 왔으며, 1994년부터는 일리노이와 미주리 일대에서 주택 점검원으로 일해 왔다.

WP는 호지킨슨이란 이름의 페이스북에 "트럼프는 반역자. 트럼프가 우리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트럼프와 일당들을 파괴해야 할 때”라는 글이 올라있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도 게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지킨슨이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파 공화당을 겨냥해 계획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미국 사회와 정가는 엄청난 충격과 파장에 휩싸일 전망이다.

한편 알렉산드리 경찰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총격범이 (의도적으로) 의원들을 노린 것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총격 사건에 대한 긴급 보고를 받은 직후 트위터를 통해 "진정한 친구이자 애국자인 스티브 스컬리스가 심하게 다쳤지만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며 쾌유를 빌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