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1통 전국평균 소매가 일년전보다 22.1% 올라
일부 매장에선 3만원원에 거래
주요 농산물 도매가격 급등세
식재료 가격인상에 외식물가 껑충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면서 여름 제철 채소ㆍ과일값이 급등하고 있다. 주요 먹거리의 소매가격뿐만 아니라 도매값도 크게 올라 먹거리 전체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여기에 빙수, 아이스크림 등 여름 간식류와 치맥(치킨+맥주)의 치킨값까지 오르는 등 여름철 외식물가가 급등하는 추세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전날 수박 1통(상품) 평균 소매가격은 1만7707원으로 일년전보다 22.1% 올랐다. 실제 이마트에서 하우스 햇수박 1통(8~9㎏)은 2만5900원에 판매되고 있고 참다올 수박 1통(6㎏)은 무려 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국 평균 수박 소비자가격은 출하 초반인 한달전 1만9999원에서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 9일 1만7629원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참외도 마찬가지다. 전국 평균 참외 소매가격은 1만5081원(10개 기준)으로 전년대비 10.4% 올랐다. 날씨가 무더워지면 여름철 채소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지난 9일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토마토 역시 1㎏에 2955원으로 일년새 18.4% 뛰었다.
오이(10개 4920원)와 상추(100g 659원)는 일주일만에 각각 8%와 6.5% 올랐다. 같은기간 얼갈이배추 가격은 1㎏에 1649원으로 18.1% 상승율을 기록중이고, 열무는 17% 오른 1756원 거래됐다. 양념 채소 가격도 1년전보다 급증했다. 풋고추(100g당 1108원)는 전년대비 31.2%, 같은기간 양파(1㎏ 2055원)도 34.9%나 뛰었다. 참외를 비롯해 오이와 양파 등은 초여름에 영양가가 가장 높은 제철 농산물이다.
축산물 가격도 이달들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돼지고기 삼겹살(국산 냉장)은 100g에 2261원으로 일주일새 8% 올랐고, 목살(100g당 2229원) 역시 9.9% 높은 수준이다. 다만 닭고기 가격은 1㎏ 5835원으로 1년전보다 13.3% 높은 수준이지만, 일주일전보다 0.9% 빠졌다.
주요 농산물의 도매가격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감자의 경우 평년과 비교해 29.5% 뛰었고, ▲양파 32.6% ▲깐마늘 21.2% ▲애호박 17.5% ▲참외 15.6% 등의 상승율을 기록했다. 쇠고기(한우)와 돼지고기 도매가격도 평년대비 9.3%, 5.2% 높다. 닭고기는 14.4%, 계란은 75.5%나 급등했다.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 2월 총 8개 메뉴에 대해 100~3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와퍼와 콰트로치즈와퍼는 200원씩 올랐고 통새우스테이크버거와 갈릭스테이크버거는 각각 300원 올랐다. 앞선 지난 1월 말에는 맥도날드가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다. 중저가 피자인 '59쌀피자'가 이달부터 20여개 제품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여름 대표 간식인 빙수와 치킨값도 올랐다. 설빙은 기존 1만원이었던 망고치즈설빙을 애플망고치즈설빙으로 바꾸면서 1만900원으로, 초코브라우니설빙은 기존 8500원에서 8900원으로 인상했다. BBQ와 교촌치킨, KFC도 잇따라 치킨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봄가뭄이 계속되면서 채소가격은 더욱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식재료인 채소값 상승은 식탁 물가는 물론 외식업계로 이어지면서 '물가인상 도미노'를 불러올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6월7일 기준)은 166.6㎜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비가 적게 내렸다. 1~5월 평년 누적 강수량(303.4㎜) 대비 절반 수준이다. 같은 시기 최악의 가뭄은 전국 누적 강수량 156.2㎜를 기록한 2000년도였다. 이달부터 8월까지도 비가 제대로 내린다는 보장이 없다. 기상청은 이달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고, 7~8월도 마찬가지로 여름 내내 비가 적게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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