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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통신비 낮아지면 소고기 사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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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통신비 낮아지면 소고기 사먹을까 소민호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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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통제의 역사는 오래됐다. 시대에 따라 권력자들은 여러 물품과 용역에 대해 가격 통제를 해왔다.


소금이 대표적이다. 문명이 덜 발달된 시대에서도 생명을 보전하는데 소금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권력자들은 소금 물량과 가격을 통제하며 하층민들의 생활을 좌지우지했다고 전해진다.

근래 들어서도 가격 통제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들이 있다. 주택이 단골 메뉴다. 1980년대 후반 올림픽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시작한 집값 상승 추세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역대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한 노력을 30여년간 기울여왔다. 분양 신청자격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청약제도를 도입했고, 분양가를 제한하는가 하면 분양원가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며 압박을 가했다. 대출 요건을 까다롭게 하거나 금리를 올리기도 했고, 세금 부과를 강화하면서 수요를 억제하려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제 주택 임대차 보증금이나 월세마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월세 가격 상한제, 2년 후 거주기간 연장을 집주인에게 주장할 수 있도록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겠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가격 통제 의지는 집값에서 통신비로 확장됐다. 6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앞으로 미래창조과학부의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의 하나인 기본료 폐지 추진방안을 미래부가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미래부가 거푸 기본료 폐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을 보이자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서슬 퍼런 국정기획위의 태도에 미래부는 좌불안석이고, 업계도 비상이다. 이동통신 기본료가 월 1만1000원인데, 6000만 가입자 전체를 연간 합산하면 모두 7조9000억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볼 때 영업수지 적자 규모가 4조원에 이르게 된다고 하니 쉬운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가격을 통제하려는 조치들이 폭넓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문이 남는다. 과연 가격 통제 정책을 시행한 후 가격이 잡혔는지,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약자를 보호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하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집값은 잡지 못했다. 수요와 공급 등에 걸친 규제 종합세트를 번번이 내놨지만 서민들은 부쩍 오른 집값에 약만 오른 상태다. "언젠가는 잡히겠지" 하는 기대 섞인 말이 한 세대를 넘어 되풀이되고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은 어떨까. 고육지책으로 정부와 이동통신업계가 저소득층 통신비 지원이나 기본료 일부 인하 등 대안을 내놓는다고 했을 때 당장은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이 당장 미래 성장동력에 수조원씩 투자를 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숨겨진 분야에서 수익을 뽑아내려 할 경우 '언 발에 오줌 누기' 대책이 될 것이란 지적이 많다.


시장경제에서 인위적 가격 통제는 종종 역효과를 낸다. 집값이나 가계통신비가 높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과연 무엇인가부터 따질 일이다. 인기영합주의식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로 가격 통제를 밀어붙여서는 곤란하다. 아울러 판단 과정에서는 소득수준 향상과 경제규모 증대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서울 도심 주요지역에서 3.3㎡ 당 1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비싸다고 했다. 지금은 2000만원 정도면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2001년 1만1177달러였는데, 2016년엔 2만7561달러로 높아졌다.


과거의 인식과 기준으로 현실을 재단하고 통제하는 것은 위험하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태도로 인한 폐해를 우리는 많이 봐오지 않았던가. 가격 통제는 꼭 필요한 부분에 최소한으로 했으면 한다.




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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