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동 345-14에 가로 ·세로 각 160cm인 시비 설치, 1400주 장미 심고 10일 제막식... 신영복교수의 ‘더불어숲길’ 조성, 구로공단관련 문학 장소를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진행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장미와 함께 오규원 시인의 문학세계로 빠져보세요!”
구로구(구청장 이성)가 구로문학 흔적찾기 사업 일환으로 故 오규원 시인 10주기를 맞아 ‘개봉동과 장미’ 공원을 조성했다.
‘개봉동과 장미’는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인 오규원 시인이 1971년부터 73년까지 개봉동에 거주할 당시 쓴 작품으로 두 번째 시집인 ‘순례’(1973년 민음사)에 수록된 시다.
삶의 터전인 개봉동에 핀 장미를 통해 희망을 노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로구는 ‘장미에 담긴 의미를 살려 오규원 시인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보자’는 이성 구청장 제안을 계기로 장미공원을 조성했다.
유가족 면담, 주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5월 착공, 최근 준공했다.
개봉동 345-14에 위치한 개웅소공원을 새롭게 꾸민 ‘개봉동과 장미’공원에는 박정환 신옥주 부부 조각가가 제작한 가로, 세로 각 160cm의 시비가 설치, 1400주 장미가 심어졌다.
공원 이름 또한 주민의견과 지명위원회의 뜻을 모아 시인의 작품인 ‘개봉동과 장미’에서 착안해 명명했다.
‘개봉동과 장미’공원 시비 제막식은 10일 오전 10시30분 김병익 문학평론가, 이경림, 박형준, 조용미 시인 등 문학계 인사와 유가족,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행사는 현악3중주 공연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오규원 시인 소개, 축사, ‘개봉동과 장미’시낭송회 등으로 진행된다.
故 오규원 시인은 1968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20년간 시 창작을 강의했다.
대표적인 시로는 ‘이 시대의 죽음 또는 우화’, ‘한 잎의 여자’ 등이 있으며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구로구는 ‘개봉동과 장미’ 공원 외도 구로문학 흔적찾기 일환으로 故 신영복 교수가 재직했던 성공회대 뒷산에 그의 대표 저서 ‘더불어 숲’에서 착안해 이름 붙인 ‘더불어 숲길’산책로를 지난 1월 조성하기도 했다.
또 ‘추억과 희망의 구로공단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구로공단을 배경으로 하는 문학에 나오는 장소를 둘러보는 코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내년 조성될 ‘가리봉 예술마을’에 구로관련 영화, 책, 영상을 모아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이성 구청장은 “‘개봉동과 장미’공원이 시인의 작품세계를 느껴보며 문학적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주민공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구로구의 무형적 자산을 보존하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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