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에 훈풍이 불고 있다. 세계 수요개선과 공급안정·수출확대·증시회복 등에 따라 제조기업들의 경기낙관론이 빠르게 늘고 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PMI)지수는 54.9를 기록, 시장 예상치와 전월치를 모두 웃돌았다. 이에 따라 미국 제조업 경기는 지난해 9월(51.7) 이후 9개월째 확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ISM이 집계하는 제조업 PMI는 400여개의 미 기업들의 구매·공급 담당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신규주문·수출입·생산·재고·가격 등을 조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같은 날 발표된 유럽의 제조업 경기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마킷이 발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PMI는 57로 6년 사이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가별로 독일의 PMI가 73개월만에 가장 높았고 스페인·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 역시 55선을 넘으며 확장세를 이어왔다. 부문별로는 신규주문과 생산이 특히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기업들이 창출한 일자리 수 는 20년 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요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기업들이 생산과 고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많은 유럽 기업들이 비용절감에서 벗어나 미래 투자에 적극적이며 그만큼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럽의 경기회복세가 다음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달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이 확실시 된다. 민간 고용의 핵심지표인 비농업부문 고용자수(2일 발표)가 예상대로 좋을 경우 6월 인상론에 쐬기를 박게 될 전망이다.
제조업 경기회복세는 미국·유럽만의 현상이 아니다. 브라질은 대통령 탄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5월 제조업 경기가 4년여 만에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지난달 제조업 PMI는 6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 역시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났다. 선진국에서 시작된 수요 회복 훈풍이 신흥국으로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미국의 예상된 긴축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받고 있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은 것도 호재로 꼽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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