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문자내용, 90% 여성비하·가족협박…대의 민주주의 가치 훼손”
손혜원 “분노에 앞서 의원들 자기 반성과 성찰 필요”
국회의원을 상대로 문자로 의견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과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 의원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손 의원은 의원들의 자기반성과 성찰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에게 쏟아진 문자로 인해 핸드폰 번호를 바꿨다고 밝히면서 최근 이틀 사이에 문자를 1만 통 받아 일단 업무를 할 수 없었다며 번호 변경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이른바 ‘문자 폭탄’에 대해 “가장 큰 문제가 저희는 현재 항상 우리가 ‘자유’라는 것이 있으면 또 그 자유의 한계가 있는 것 아닙니까?”라면서 “그래서 그 자유가 어떤 다른 가치 그리고 다른 상대방의 자유와 대의 민주주의나 또 민주주의의 가치 이런 걸 훼손하는 것까지 허용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서 조직적으로 문자폭탄 보내서 좀 괴롭혀서 그것 좀 못하게 압박을 넣자 이런 것은 저는 그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다”면서 “특히 그 과정에서 욕설과 비하 그 다음에 또 협박까지 이루어지는 것은 그건 더 큰, 명백하게 형사범죄로 그런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최근 가장 심각한 문자폭탄 사례에 대해 “여성 의원들한테 성적 비하 이런 게 심한 경우가 있었고, 또 가장 심각한 게 청문위원들한테도 왔는데. 가족에 대해서 협박을 하는 것들이 있다” 말했다.
가족을 협박했다는 문자 내용에 대해서는 “가족들에게 어떻게 어떻게 하겠다 이런 거 있잖아요”라며 “그런 것은 사실은 예컨대 우리가 지역구 의원들이 지역을 다니면서 민의를 많이 청취를 하지만 폭력이나 협박을 현장에서 받는 것까지 저희가 청취해야 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자 내용 중) 극히 일부만 정상적인 반대의견”이며 “빨리 통과시켜라, 이 XX야. 이런 거. 그런 거는 약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수치상으로 약 90% 정도가 욕설과 협박 등에 대한 문자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당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자폭탄’에 대해 ‘문자행동’으로 명명을 했으면 좋겠다며 의원들이 분노에 앞서 먼저 반성과 성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이날 이 의원과 같은 수준으로 문자 항의도 받고 있다면서 “정치하는 사람이라면 왜 나한테 이 시기에 이렇게 한꺼번에 문자가 몰려올까. 그걸 생각을 해 봐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 안에 칭찬도 있고 욕도 있고 심한 말도 있고 협박도 있고 이렇게 하겠지만 왜 이 시간에 나한테 이렇게 문자가 몰리는가를 생각을 해 보고 그 이유에 대해서 본인이 반성을 해야 한다”며 “그리고 나서도 그것이 납득이 되지 않고 너무 분하기만 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제가 보기에 자기성찰이 부족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뭔가 이 분이 하시는 어떤 이야기나 행동이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면 일단은 반성을 하고 그리고 나서 그 다음에 행동을 해야 하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며 분노에 앞서 자기 반성과 성찰을 강조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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