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일본 정부가 소녀상 설치에 대한 후속 조치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를 1일 경질했다.
아사히신문 등 주요 언론은 일본 외무성이 이날 부산 총영사에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尙史) 두바이 총영사를 임명하고, 모리모토 총영사에게 귀국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모리모토 총영사는 40일 내로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며 귀국 뒤 다음 보직이 결정된다.
모리모토 총영사는 지난해 6월 부산 총영사로 부임해 약 1년간 근무했다. 통상 총영사의 임기가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교체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아사히신문은 모리모토 총영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정부 방침을 비판한 것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 부산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며 모리모토 부산 총영사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를 지난 1월 자국으로 불러들였다.
한국 정부가 소녀상 철거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일본 정부는 지난 4월까지 총 85일동안이나 총영사와 대사 자리를 비워뒀다. 일본은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야 부랴부랴 총영사와 대사를 돌려보냈다.
일본 언론은 모리모토 총영사가 본국으로 소환됐을 당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아베 총리의 대응을 비판했고 이를 알게 된 총리실에서 결국 경질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어를 전공한 모리모토 총영사는 외무고시를 거치지 않고 특채로 외무성에 입성했다. '지한파'로 분류되는 미치가미 신임 부산 총영사는 고시 출신으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문화원장을 역임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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