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조만간 석화 만나 협상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을 만나 상표권 협상을 진행한다. '금호' 상표권에 대해 절반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금호석화는 중국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사용을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여전히 산업은행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31일 업계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금명간 산업은행을 만나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사용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할 계획이다. 금호석화 관계자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사용에 대해 문제를 삼을 생각이 없다"며 "최근 산업은행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조만간 금호석화를 만나 상표권 협상을 공식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석화가 이미 상표권 사용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양측은 협상 테이블에서 사용 요율 등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현재 금호아시아나와 금호 상표권에 대한 공동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금호석화와 금호아시아나가 한 몸이던 2009년만 해도 금호석화는 금호산업에 상표권료를 지급했지만, 금호석화를 이끄는 박찬구 회장과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간의 경영권 다툼이 시작된 뒤 금호석화는 공동 소유권을 주장하며 상표권료를 내지 않았다. 이후 형제간 갈등은 6건이 넘는 소송으로 이어졌고, 2015년 대법원 판결로 계열분리됐다.
지난해 8월 박찬구 회장의 소 취하로 형제 갈등은 종지부를 찍었지만, 상표권 소송의 경우 1심에서 금호석화가 승소하고 2심이 진행되던 중 법원이 조정절차를 권유해 현재 조정 과정에 있다. 금호 상표권에 대해서는 금호석화도 소유권이 있는 만큼 매각을 추진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금호석화와도 협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다만 양측의 협의 시점은 산업은행과 박삼구 회장 측과의 협상 과정에 따라 유동적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9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금호산업 실무진과 만나 상표권 사용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 측이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금호석화와의 협상이 박삼구 회장 측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결국은 박삼구 회장의 입장이 중요한 만큼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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