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공업용수 공급으로 저수지 바닥…충남, 대호호 저수율 올 들어 첫 30% 밑으로
[아시아경제(내포) 정일웅 기자] 경기·충청지역의 저수지 저수율이 최근 일주일 사이 7~8%포인트 하락했다. 봄 가뭄이 극심한 상황에서 모내기에 필요한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계속 공급하다보니 저수지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내달 초·중순까지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물 공급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기상청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5월 강수량은 158㎜로 평년 강수량인 282㎜의 56%에 불과하다. 또 지난 24일 기준 농업용 저수지의 전국 평균 저수율은 64%로 평년 저수율 80%보다 16%포인트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현 시점이 모내기가 빈번한 영농철과 맞물려 있다는 데 있다. 경기도의 경우 관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2%(24일 기준)로 불과 일주일 만에 7.5%포인트(17일 평균 저수율 49.5%) 낮아졌다. 비가 내리지 않아 저수율이 유지 또는 차츰 줄어드는 상황에서 모내기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하다보니 저수율도 덩달아 낮아진 것이다.
또 경기지역과 함께 가뭄 피해가 큰 충남의 경우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가령 인근 농가에 농업용수를. 대산단지 석유화학 공장에 공업용수를 동시 공급하는 대호호의 평균 저수율은 이달 17일 42%에서 24일 34%로 8%포인트 줄었고 29일 현재는 29.1%로 낙폭을 키운 상태다. 특히 대호호의 지난해 같은 기간 저수율이 85.1%였던 점을 감안하면 전년대비 올해 저수율은 56%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도는 대호호의 저수율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농·공업용수를 평소처럼 공급해야 하다 보니 저수율도 크게 떨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전국에선 강원 춘천시, 전남 무안군, 충북 단양군 등지에서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별 가뭄 현황에서 강원도는 관내 저수지 저수율 59.1%(25일 기준)를 기록, 평년 저수율 76.8%보다 17.7%포인트 낮았고 전남(무안)은 4~5월 평년의 36.7% 수준인 239㎜의 비가 내려 저수율도 51.0%(28일 기준)까지 뚝 떨어졌다. 단양지역 역시 가뭄 상황이 좋지 않아 최근에는 민관으로 구성된 '단비 가동대'를 운영, 광역살포기와 급수차로 가뭄 피해지역에 물 40톤을 공급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그나마 현 시점은 모내기가 막바지 작업에 이르러 물 부족으로 인한 당장의 어려움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경기지역의 모내기 상황(마무리)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슷한 70%대로, 강원지역은 92.6%대로 각각 집계된다.
하지만 내달 10일을 넘어서까지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물 부족으로 가뭄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간 끌어다 쓴 물로 저수지의 저수량은 점점 줄어들고 앞으로 사용될 물의 양은 그대로 유지, 물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셈법에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농업가뭄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가뭄 위기경보를 '주의단계'로 격상하는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공조체제를 구축해 가뭄에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충남은 29일 도청에서 보령댐 저수량 감소(28일 4시 기준 10.4%)에 따른 급수체계 전환을 모색하는 실무회의를 개최한다. 실무회의는 현재 보령댐에서 용수를 공급받는 충남지역 시·군 중 당진과 서천 등이 인접 댐(대청호 등)에서 필요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실무자 간 회의를 진행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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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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