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사장
2013년 취임 때 적자 탈출 특명
국내 토목공사·재건축 집중
수익성 전략 12분기째 흑자
자신감 회복 해외시장 도전
UAE 최대 정유시설 복구
1조1200억원 대박 계약 눈앞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임병용 GS건설 사장이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시동을 걸었다. 그간 주택이나 토목 등 국내 공사 수주에 주력했으나 해외에서 굵직한 프로젝트 수주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임 사장은 2013년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수년간 체질 개선에 나서며 수익성을 끌어올려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평이 나온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정유시설로 꼽히는 루와이스 정유공장의 화재 복구 공사와 관련해 이른 시일 내 발주처인 타크리어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화재 후 현지 보험사가 최근까지 조사를 진행했으며 발주처에서는 피해시설을 복구하는 계약을 당초 공사를 맡았던 GS건설과 맺고자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금액은 10억달러(약 1조12000억원)에 달한다.
이 공장은 2009년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 애드녹의 자회사가 발주해 GS건설이 지난해 완공한 현장이다. GS건설은 설계ㆍ구매ㆍ시공(EPC)을 맡아 지난해 11월 공사를 마쳤다. 이후 발주처에 넘겼으나 올해 1월 현지 관리팀이 작업하던 도중 화재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GS건설 측에서는 현지 시설 복구를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한 상황이다. 하루 빨리 공장 가동을 재개해야 하는 만큼 기존 공사를 진행한 GS건설이 복구공사를 맡는 게 낫다고 발주처에서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이 해당 프로젝트 본계약을 맺을 경우 올 들어 사실상 첫 해외 수주가 된다. 올 들어 1분기까지 신규 수주는 1조9420억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 비중은 10분의 1이 채 안된다. 지난 수년간 중동지역 플랜트공사를 중심으로 수주한 대규모 프로젝트 가운데 상당수가 손실이 커 그간 해외공사 수주에 보수적으로 임해 왔다. 지난해에도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지하철공사(3월)와 보츠와나 화력발전소 증설공사(12월) 정도를 제외하면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 수주는 없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임 사장은 그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 왔다. 2013년 6월 갑작스레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것도 이전까지의 막대한 손실을 매울 적임자라는 판단에서였다. GS건설을 비롯해 당시 중동지역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 나섰던 국내 대형 건설사들 중 상당수는 출혈 경쟁 및 저가 수주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임 사장이 취임 후 국내에서도 관급 토목공사나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 위주로 선별해 프로젝트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최근 발표한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2조70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가량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590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1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회사 측은 해외 부실 사업장 가운데 일부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 하반기 수익성 개선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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