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출 9조5255억원, 미주 8조8972억원…전통의 1위 미주 넘어선 중국 매출, 반도체·DP 선전 덕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중국 매출이 미주지역 매출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역전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중 관계에 먹구름이 끼었지만 삼성전자의 중국 내 입지는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16일 본지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1~3월) 주요 지역 매출을 분석한 결과 중국 매출은 9조5255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통적인 '캐시카우'였던 미주 지역 매출은 8조8972억원이었다.
아시아(한국·중국 제외) 및 아프리카는 7조8998억원, 유럽은 4조1051억원, 국내는 4조1509억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지난해 1분기 중국 매출은 6조6567억원으로 미주는 물론 아시아 및 아프리카(7조4243억원)보다 적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3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아시아 및 아프리카는 물론 미주 매출 규모를 넘어섰다.
2015~2016년 1분기에는 미주의 매출 규모가 중국보다 3조~4조원 많았지만 올해는 중국 매출이 6283억원 더 많았다. 중국 매출이 미주 지역 매출을 넘어선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 한중 간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한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중국 비중이 컸던 업종 중심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호실적을 거둔 것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이 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TV와 스마트폰 등의 '세계 공장' 역할을 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TV의 경우 대형·고화질 추세를 이어가고 있고, 스마트폰 역시 사양이 높은 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TV와 스마트폰 제품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LCD 패널, 중소형 OLED 패널이 들어간다.
중국이 TV와 스마트폰을 많이 생산할수록 삼성전자 부품 사업에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와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은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부품 사업은 물론 TV와 스마트폰 등 완제품에서도 중국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단행한 인사에서 권계현 부사장에게 '중국 총괄' 역할을 맡긴 것도 이러한 포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TV와 스마트폰 등 삼성전자 제품 판매가 확대된 것보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을 견인한 측면이 있다"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제품의 점유율을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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