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내일 이기면 리그 우승 확정
다음 시즌엔 UEFA 챔스 우승 도전할듯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는 로만의 제국(Empire of Roman)으로 불린다.
로만 아브라모비치(51) 구단주의 영향력에 빗댄 말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추정한 로만의 재산은 12일 현재 약 68억455만 파운드(9조9765억 원). 그는 러시아에서 석유,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파는 사업으로 돈을 벌어 첼시에 투자했다.
첼시는 오는 13일(한국시간)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과 원정경기를 한다.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다. 승점87(28승3무5패)이 돼 손흥민(25)의 소속팀 토트넘이 15일 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겨도 승점80에 그치므로 남은 두 경기에서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 우승이 확정되면 중계 카메라는 로만의 웃는 얼굴을 비출 것이다. 로만은 지난 2003년 첼시를 인수한 다음 열여섯 번째, 정규리그 다섯 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다.
첼시는 올 시즌에 약 2148억 원 흑자를 냈다. 로만은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평균 5000억 원 이상 돈을 들여 선수를 영입했지만 이번에는 1억2300만 파운드(1802억 원)만 지출했다. 맨시티(1억7500만 파운드ㆍ2564억 원)나 맨유(1억5000만 파운드ㆍ2198억 원)보다 적다. 수익은 3950억 원 이상이다. 홈경기 입장권 판매액만 약 1억5158만 파운드(2221억 원), 우승상금과 중계권료 예상 수익 약 1억1800만 파운드(1729억 원)를 더한 금액이다.
변화가 성공을 불렀다. 로만은 지난해 4월4일 영국 경험이 없는 안토니오 콩테 감독(48)을 사령탑에 앉히며 "첼시에 맞는 시스템을 찾아달라"고 했다. 조제 무리뉴 감독(54)이 "로만과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심했던 간섭도 줄였다. 콩테 감독은 "로만은 훈련장, 라커룸에 자주 오지만 개입하지는 않는다. 단지 우리와 소통하고 축구를 알고 싶어했다"고 했다.
로만은 세 살 때 부모를 모두 잃고 모스크바에서 삼촌과 할머니 손에 컸다. 1985년부터 사업에 뛰어들어 1992~1995년 석유 회사를 설립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신흥재벌이 됐다. 그는 2003년 첼시를 샀다. 이후 축구를 보는 것이 낙이었다. 2008년 12월 회사가 어려워지자 첼시를 살리려고 2억 파운드(2929억 원) 규모의 요트를 팔기도 했다. 로만은 "선수들이 땀 흘리고 팬들이 열광하는 영국 축구 분위기가 좋다"고 했다.
로만은 "돈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우승을 아무리 해도 욕심이 난다"고 했다. 그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원한다. 유럽 왕좌를 얻기 위해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로만은 지난 2011~2012시즌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섰지만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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