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교섭권 요구한 WD에 최후통첩성 서한 "가능한 모든 해결책 동원"…이달 중 2차입찰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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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매각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에 "더이상 협상 방해를 하지말라"고 경고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NHK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최근 WD에 "이달 15일까지 매각 방해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욧카이치공장 시설이나 네트워크 접근을 막고 기술자들의 공장 출입을 제한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WD가 계속해서 도시바 메모리 매각에 딴지를 걸 경우 "가능한 모든 해결책을 동원하는 것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매각 권리는 도시바에 있다"면서 WD가 교섭방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시바는 WD가 지난해 도시바와 제휴해 온 샌디스크(SD)를 인수했을 때도 도시바의 동의가 없었던 점을 지적하며 상대방의 매각·인수와 관련한 경영사항에 사전동의를 구해야 할 필요성이 없으며 독점교섭권을 요구하는 것도 억지라고 반박했다.
앞서 WD는 도시바 메모리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자 독점교섭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WD는 도시바와 욧카이치 반도체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고 17년간 1조4000억엔을 투자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자신들의 동의없이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 매각을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원전사업에서의 막대한 손실로 휘청이고 있는 도시바는 반도체 지분을 전량 매각해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WD가 계속 제동을 걸면서 협업계약 해석을 놓고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도시바는 이달 중 메모리 사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1차 입찰을 통과한 후보들이 실사 등을 거쳐 실제 기업가치를 평가한 뒤 인수가격을 써내면 이를 토대로 19일께 2차 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2차 입찰을 거친 뒤 내달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WD를 비롯해 한국의 SK하이닉스와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 브로드컴 등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좁혀진 상태다.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투자펀드 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도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와 여론에 따라 이 '미일연합'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른 경쟁자들도 미일연합과 손잡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들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인수업체 윤곽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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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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