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밀리건 CEO, 日 주요 언론에 서한 보내 도시바 인수 강한 의지 피력…韓中 기업 약점 꼬집어
$pos="C";$title="최태원";$txt="24일 도시바 메모리 인수 관련 작업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size="510,361,0";$no="201704241402360411140A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전면에 나서며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여론이 도시바 반도체 사업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물밑 작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일본 니혼게이자인신문 등은 도시바 메모리의 유력 인수후보 중 한 곳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스티브 밀리건 CEO가 전날 보낸 서한에서 "도시바가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 경제에 공헌해 온 도시바에 대해 엄청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도시바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빠진 상황을 간과할 수 없다"고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밀리건 CEO는 "도시바의 직원과 고객, 주주, 채권자 등 모든 이해 관계자의 장기적인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밀리건 CEO의 서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간 날 전달됐다. SK하이닉스와 WD가 나란히 도시바 메모리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만큼 경쟁사 CEO의 행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해 삼성전자에 맞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절대강자로 부상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밀리건 CEO는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도시바 반도체 사업이 한국과 중국기업에 넘어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일본 측 상황을 파고들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동맹은 장기적으로 확고하다"며 "양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민간 차원의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 정부의 동맹관계를 언급하면서 한국과 중국계 기업의 약점을 꼬집은 셈이다.
밀리건 CEO는 또 "일본의 강점인 생산기술과 미국의 기술 혁신을 결합해 세계를 주도해왔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양사의) 혁신을 주도하고 불투명한 미래에 함께 맞서 나갈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했다.
WD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욧카이치 공장을 공동운영 하는 등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도시바 메모리 매각 작업이 진행되자 독점 협상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WD는 지난해 5월 도시바와 협업 관계에 있던 미국의 샌디스크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는 WD의 연매출을 뛰어넘는 170억달러(약 19조2000억원)에 달했다. 샌디스크 인수에 보유자금과 차입금을 쏟아부은 탓에 WD가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할 여력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에 대해 WD 측은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 펀드를 비롯한 다른 기업과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SK도 이런 점을 감안해 최 회장의 이번 방일 일정 중 마크 롱 WD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만나 제휴를 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은 WD와 SK하이닉스,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 브로드컴 등 4개 진영으로 압축된 상황이어서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기업들간 기싸움과 치열한 전략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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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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