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프로야구 넥센의 한현희(24)는 2015년 선발투수로 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선발로 열일곱 경기에 나가 8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5.48(88.2이닝 54자책)이나 됐다. 그해 구원으로 등판한 스물여덟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3.12(34.2이닝 12자책)였다. 한현희는 "구원일 때는 상대팀 타자들을 한 번씩만 상대했는데 선발일 때는 두세 번씩 상대해야 해서 어려웠다. 투구 패턴을 읽히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한현희는 2015년 12월22일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를 통째로 쉬었다. 지난달 1일 LG를 상대로 한 경기에 구원 등판해 복귀했고 두 주일 뒤인 14일 KIA를 상대로 한 경기부터 선발로 나서고 있다. 선발로 나간 다섯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2.37(30.1이닝 8자책)이다. 2015년 선발 등판 때에 비해 절반 이하다. 선발투수 역할에 적응한 모습이다.
박승민 넥센 투수코치(40)는 한현희의 선발 등판 성적이 좋아진 이유로 체인지업과 몸쪽 승부를 꼽았다. 한현희의 구위는 손꼽힐 만큼 좋다. 구원으로 던질 때는 직구와 슬라이더로 바깥쪽 승부만 해도 충분할 정도였다. 하지만 타자들은 단순한 패턴에 빠르게 적응한다. 한현희가 타자들을 두 세번씩 상대할 때 어려움을 겪은 이유다.
박 코치는 "2015년에 선발로 전환하면 체인지업이 필요하다고 한현희에게 조언했다. 그때부터 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했다. 꾸준히 훈련한 덕분에 완성도가 높아졌다. 체인지업 비중도 늘었고 몸쪽 승부도 많다"고 했다. 한현희는 "체인지업을 아직 많이 던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번씩 던질 때 효과를 보는것 같다"고 했다.
한현희와 함께 조상우(23)도 올 시즌 복귀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44)은 한현희와 조상우를 가능하면 5월부터 기용할 계획이었다. 또 조상우는 선발로, 한현희는 구원으로 쓰려 했다. 하지만 110만달러(약 12억4700만원)를 주고 영입한 션 오설리반(30)이 부진해 계획이 틀어졌다. 한현희와 조상우의 기용 시기와 보직을 조정했다. 장 감독은 "마운드에서 선발이 가장 중요하다. 강한 투수들이 먼저 나가야 한다"며 한현희를 선발로 기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넥센은 오설리반을 돌려보내고 새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29)을 지난 4일 영입했다. 한현희가 잘 던지고 있어 빨리 결정할 수 있었다. 브리검이 제몫을 해주면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넥센은 이미 한현희와 조상우에 앤디 밴헤켄(38), 신재영(28), 최원태(20)까지 든든한 5선발 체계를 갖췄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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