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혼조세 마감…트럼프케어 통과·유가 급락 영향

뉴욕 증권거래소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미국의 현행 건강보험법을 대체하는 법안인 일명 '트럼프케어'가 하원을 통과했다는 소식과 유가 급락의 영향을 동시에 받으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0.03%(6.43포인트) 하락한 2만951.47포인트로 마감했다. 캐터필러, 쉐브론 등의 기업이 유가 급락으로 영향을 받은 것이 컸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반면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06%(1.38포인트) 오른 2389.52로 장을 마감했으며, 나스닥 지수는 0.05%(2.79포인트) 상승한 6075.34로 거래를 마쳤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트럼프 케어'를 찬성 217표, 반대 213표로 가결, 상원으로 넘겼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케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입법을 추진한 법안이다. 오바마케어를 아예 폐기하고 새로운 건강보험 제도를 만드는 내용이다. 첫 시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내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의 반대로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자 표결을 앞두고 전격 철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두 번째 시도에서는 무조건 통과시키기 위해 트럼프 정부는 법안 골자를 그대로 두되 당내 강경파의 요구를 반영해 수정했다. 아직 남아있던 오바마케어의 핵심 조항인 ▲환자들에 더 높은 보험료율 부과 금지 ▲최소 보험보장 요건 의무화 조항에 대해 각 주(州)정부 별로 예외적용 등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석 달 여만에 처음으로 주요 국정 과제를 제도화 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주가 약세를 보인 것은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이날 국제유가는 급락해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30달러(4.8%) 하락한 배럴당 45.52달러로 마감했다. 배럴당 50달러 선 뿐만 아니라 이제는 배럴당 45달러선이 깨질 지경에 처한 것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47달러(4.86%) 하락한 배럴당 48.32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가 시장의 기대보다 적게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현재 감산 합의를 연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추가 감산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미국의 원유는 늘고 있는 것이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금값은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완만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에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19.90달러(1.6%) 하락한 온스당 1228.60달러로 마쳤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들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9일로 마감한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전주보다 1만9000건 감소한 23만8000건을 기록, 시장 예상치인 24만8000건을 밑돌았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감소 폭이 크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113주 연속 30만건을 밑돌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최장 기간이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30만건을 밑돌면 노동시장이 견고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지난 3월 중 무역적자 규모는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월 상품·서비스 무역수지 적자는 437억 달러로 전달 438억 달러(수정치)에 비해 1억 달러 감소했다. 수출은 1910억 달러로, 전달대비 17억 달러 줄었다. 수입은 2347억달러로 전달대비 17억 달러 감소했다.

미국의 1분기 노동생산성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단위노동비용이 예상보다 급증한 것이 생산성을 떨어뜨렸다. 노동부는 지난 1분기 비농업 생산성 잠정치는 연율 기준으로 전기보다 0.6% 감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