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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출국 직전 40분 줄서도 투표했다"…사상 첫 대선 사전투표, 인천공항·서울역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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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현재 2.38%, 4·13총선은 1.18%


올 대선이 지난 총선 사전투표율의 '2배'

인천공항 투표소 문 열기 전부터 시민들 몰려


개장 30분 만에 500여명 넘게 늘어서

"반드시 투표하려고 새벽 3시에 나왔다"


시간에 쫓겨 투표 포기하기도…기다리다 출국


'관내인용' 입구는 한산, 장애인 배려는 도마에


같은 시간, 서울역 투표소는 비교적 한산


연령대별 진보·보수 투표성향은 크게 갈리지 않아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기하영 기자, 전경진(인천)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일을 닷새 앞둔 4일 오전 전국 3500여 곳 투표소에서 사전투표가 일제히 시작됐다. 2013년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래 대선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투표소에선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몰려 탄핵 정국 이후 이번 대선에 몰린 관심을 방증했다. 투표율은 오전 10시 현재 2.38%. 같은 시간 지난 20대 총선의 1.18%의 2배를 웃돌았다. 지난해 4ㆍ13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12.19%, 2014년 6ㆍ4 지방선거는 11.49%였다. '장미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 이번 사전투표는 5일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이어진다.


"이렇게 사람이 몰린 건 처음입니다. 지난해 총선 때도 대기하는 줄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의 사전투표소에서 마주한 공항 관계자는 고개부터 가로저었다. 새벽 6시 투표소 문이 열리기도 전에 이미 200명가량이 줄을 늘어서 있었다. 개장 이후 불과 30분 만에 대기인원은 500명 넘게 불었다.


40분가량 대기하다 투표소 입구에 이르니 관내ㆍ관외인을 구분했다. 인천 밖에 사는 여행객이 많은 터라 관내인용 입구는 한산했다. 1시간 동안 불과 2~3명이 이용할 뿐이었다. 인천 중구에 거주하는 한 남성 유권자는 이를 모르고 30분 넘게 기다렸다며 불평했다.


투표소에 들어선 뒤에는 속전속결로 투표가 이뤄졌다. 여권 소지자는 1분30초,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소지자는 1분20초 만에 기표소로 들어섰다. 다만 여권의 경우 스캔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일일이 여권번호를 입력해 그만큼 시간이 지체됐다.


투표를 마친 여행객들의 표정은 홀가분한 듯 밝아보였다. 이날 인천공항에서 첫 번째로 사전투표를 마친 정현봉(55)씨는 "딸아이가 교환학생으로 머무는 대만을 방문하기 위해 오전 7시 비행 편을 예약했다"면서 "반드시 투표하기 위해 오전 3시에 서울의 집을 나섰다"고 전했다. 정씨와 동행한 아들 성민(22)씨는 "이번 대선이 대통령을 뽑는 첫 투표"라고 했다.


이미숙(53)씨도 "대선일인 오는 9일까지 터키에 머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사전투표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전날 부산 해운대의 집을 나서 공항 인근에서 1박을 했다"며 "오전 5시부터 공항 투표소 앞에서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연령대는 다양했지만 20, 30대가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진보ㆍ보수 후보를 택하는 성향은 연령대에 따라 쉽게 구분되지 않았다. 경기도 분당신도시에 거주하는 윤모(70)씨는 사이판 출국 전 기꺼이 보수성향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20대 여대생 김모(24)씨도 "보수성향의 후보에게 주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반면 광주광역시에서 상경했다는 김모(69)씨 부부는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중도성향의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강조했다. 군산에서 올라온 노모(48)씨 부부는 진보성향 후보에게 주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시간에 쫓겨 투표를 포기했다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공항 측에선 사전투표 완료 뒤 비행기 탑승까지 30분미만이 남은 여행객에게 '패스트트랙'을 제공했지만 별무소용이었다.


윤모(26)씨 부부는 "중국행 오전 8시 비행기를 놓칠 것 같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일본으로 향하던 이모(42)씨도 마찬가지였다. 가까스로 투표를 마친 김모(59)씨는 "층별로 투표소를 마련하던지 대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투표소 주변에는 인천 중구 소속 공무원과 선거관리위원회, 공항 직원 등 10여명이 투표를 관리했다. 장애인의 경우 기표소는 따로 마련돼 있었지만 함께 줄을 서야해 불편함을 호소했고, 선관위 직원들이 임의로 주변의 양해를 구해 차례를 앞당겨주기도 했다.


같은 시각, 서울 중구 서울역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오후 8시 이후에야 대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중구 거주자가 아닌 경우 갈색 봉투에 투표용지를 밀봉해 관외인용 투표함에 삽입했다. 이곳은 20~50대 연령대의 여행객이 다수를 이뤘지만 인근 직장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번 선거부터 허용되는 투표소 앞 '인증샷'을 통해 이들의 지지 후보를 가늠해볼 수 있었다. 30대 여성 2명은 엄지(기호 1번)를 올리고 사진을 찍었다.


서울 상일동의 주부 김모(50)씨는 "부산행 열차에 오르기 전 아이들에게 투표 사실을 알리려 인증샷을 찍었다"고 전했다. 대학생 강모(23)씨는 "선거일인 9일 온전히 휴식을 취하기 위해 대구 집으로 내려가기 전 미리 투표했다"면서 "촛불시위를 계기로 만들어진 소중한 투표인만큼 의미 있는 한 표를 행사하려 했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 직장인인 이모(35)씨는 "조금 서둘러 나와 투표했다"며 '정권 심판론'을 앞세웠다. 포항으로 향하던 이모(72)씨는 "나라가 어려운데 이번 대통령만큼은 좀 잘 살게 해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 1만2383명이 투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전투표가 이뤄진 충남 논산 연무읍의 제2사전투표소에서도 이날 새벽부터 육군훈련소의 훈련병과 조교들의 투표 행렬이 이어졌다. 이곳은 선거 당일 주민등록 주소지에서 투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젊은 장병들의 표심'이 몰리는 곳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전경진(인천) 기자 kj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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