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안 쓰고 아기를 키운다는 의미를 가진 일명 '안아키' 커뮤니티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일 대한한의사협회는 "극단적 자연주의 건강관리를 추구하는 일명 '안아키' 카페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폐쇄조치와 함께 무면허의료행위 등 불법사항이 적발될 경우 사법기관에 고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근 '안아키'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약물치료나 예방 접종을 하지 않고 오직 자연주의 치료법으로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후기담과 해당 아기들의 사진이 게재돼 큰 충격을 낳았다.
2013년 개설된 해당 커뮤니티는 현재 회원수가 6만 명에 이른다. 한의사로 알려진 커뮤니티 운영자 '마음 살림닥터'는 "모두 건강한 아이를 낳았는데 병원이 의도적으로 아이가 병을 앓고 있는 것처럼 약을 통해 부모의 시각을 바꾸고 있다"며 이 같은 카페를 개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커뮤니티에는 아토피를 앓는 아이에게 스킨과 로션 대신 소금물이나 재래간장을 섞은 물로 세척시키기, 배탈설사 등 장 질환에는 숯가루 먹이기 등의 치료법 등이 소개돼 있다.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홍역이나 수두 등은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되며 오히려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해 수두에 걸린 아이들과 놀게 하는 일명 '수두파티' 등 극단적인 사례까지 올라와 있어 경악을 불러일으킨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12년에 출생한 어린이 48만명의 만3세 이전 예방접종기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한 이력이 전혀 없는 아동은 약 1870명에 달한다.
접종하지 않은 이유에는 '보호자의 신념(19.2%·241명)'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들은 이상 반응을 우려하거나 백신 접종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혹은 종교적 이유로 인해 접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동복지법 제17조에 따르면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의 기본적 보호·양육·치료나 교육을 소홀히 하면 '방임'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안아키'는 아동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치료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방임 여부가 모호하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어른들이 아무런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방임 학대로 볼 수 있는데 안아키의 경우 자연 치료법이라는 치료를 표방한다"면서도 "가장 최우선인 아동의 입장이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방임의 일종이라고 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안아키' 요법은 대부분 부모의 '신념'에 의한 것으로, 의사 표명이 어려운 아이들이 스스로 치료받을 권리를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다.
3살 이상부터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염병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다른 아이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위험성도 제기된다.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 이사는 "가장 큰 문제는 비의료인인 안아키 부모끼리 치료법을 공유하면서 이를 맹신하게 되는 것"이라며 "아이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더욱 악화하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의학 상식을 아예 무시하는 안아키 치료법을 통해 길러진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의학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클 수밖에 없다는 점도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