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현금보유고 2500억 달러
영국 캐나다 외한보유고 합 보다 많아
테슬라+넥플릭스 인수도 가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애플의 현금보유고가 2500억 달러(285조1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이 거액의 M&A에 나설지 주주들에게 고액 배당에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자사의 현금보유액이 약 25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오는 2일 실적 발표를 통해 전할 것이라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부채를 계산하지 않은 현금보유액은 월마트의 시장가치와 프록터앤갬블(P&G)를 상회한다며 영국과 캐나다의 외환보유액을 합친 금액보다도 크다고 분석했다. 880만달러의 주주 보상액을 제외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현금보유액보다 많다.
애플의 현금 증가세는 가속도가 붙었다. 애플의 현금보유고는 지난 4.5년간 두 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3개월 동안에는 시간당 360만달러씩 늘었다.
특히 애플은 취임 100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인세 감세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애플도 대다수의 미국 대기업들과 같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대해 막대한 법인세 징수를 피하기 위해 현금의 대부분을 국외로 돌려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총 현금 2406억9000만달러 현금, 현금등가물, 유가증권 등의 93%가 해외 어딘가로 흩어져 있다.
트럼프 정부는 기업들이 해외로 빼돌린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오기 위한 '세제휴일'제를 제안했으며 법인세율도 35%에서 15%로 낮추는 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애플의 CEO인 팀쿡과 CFO인 루카 마에스트리는 미 세제 개편안에 따라 애플이 미국에 현금을 들여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WSJ는 애플이 테슬라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2015년 한 투자자는 팀 쿡 CEO에게 약 510억 달러의 테슬라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답하지 못했다. 애플은 현재 자기주행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기업도 애플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의 가치는 610억 달러 정도다.
윈드워드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니콜라스 "애플은 두 기업을 다 사거나 두 기업이 갖고 있는 것을 만들 수 있다"며 애플이 필요한 기업을 인수하게 되면 해당 기업이 갖고 있는 시장 지배력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애플은 1년에 15~20개의 작은 기업을 인수할 뿐 대규모 합병을 성사시킨 적이 없다.
또한 애플은 막대한 현금을 주주들에게 뿌릴 수도 있다. 팀 쿡 CEO는 2012년부터 배당과 주식환매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2000억 달러를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이는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 많이 판매하는 것이 주주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관점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