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경기서 유효슈팅 88개 방어, 리바운드 막아 2차 슈팅 허용안해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상 첫 월드챔피언십 디비전1 승격 눈앞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폴란드 아이스하키대표 공격수 크지슈토프 자파라(35)는 "한국 골문 앞에만 가면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했다. 푸른눈의 한국인 골리 맷 달튼(31ㆍ안양한라) 때문이다.
폴란드는 지난 22일(한국시간) 달튼을 향해 슈팅을 서른여덟 개나 했지만 두 골 밖에 넣지 못했다. 나머지는 모두 달튼이 막았다. 한국은 폴란드를 4-2로 이겼다. 달튼은 27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펠리스오브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하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남자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리그) 네 번째 경기에도 나간다.
달튼의 실력은 기록을 보면 안다. 달튼은 앞선 세 경기에서 아흔세 개 유효슈팅 중 여든여덟 개를 막았다. 오솔길 SBS스포츠해설위원(49)은 "달튼은 리바운드가 없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아이스하키 강팀들은 상대 골리가 슈팅을 막고 나오는 퍽을 2차 슈팅으로 연결해 골 넣는 전략을 많이 쓰지만 달튼 앞에서는 어림 없다. 오 위원은 "달튼은 슈팅을 장갑이나 가슴으로 품는다"고 했다. 수비수들을 돕기도 한다. 골문 앞에서 혼전을 할 때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를 놓치지 않도록 한다.
달튼은 캐나다 출신으로 지난해 3월31일 귀화했다. 한국는 지난 2014년에 왔다. 평균 연봉 약 36억 원을 받는 러시아 컨티넨탈 아이스하키리그(KHL)를 떠나 한국의 안양한라에 입단했다. 한국 리그 연봉은 많이 받아야 1억 원. 오 위원은 "백지선 감독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달튼은 평창올림픽에 나가고 싶어 귀화했다고 했다. 그의 꿈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발전이다. 그는 "내가 대표팀에서 잘해야 한국 유망주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달튼의 활약으로 꿈의 무대 진출을 눈앞에 뒀다. 이번 대회에서 2위 안에 들면 내년 5월 덴마크에서 하는 월드챔피언십 톱 디비전(1부리그)으로 승격한다. 한국은 27일 현재 3연승으로 조 1위다. 오스트리아를 꺾으면 28일 우크라이나와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승격을 확정할 수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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