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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보다 묻어가기…흥행작 '베끼기문화'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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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이대로 괜찮은가 ① 외국산 게임 속속 진입

개발보다 묻어가기…흥행작 '베끼기문화' 팽배 2014~2017년 4월 매출 TOP20 외산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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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5월12일 상장되면 시가총액 13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넷마블. 9400억원을 들여 소셜 카지노업체 더블다운인터렉티브 인수를 추진하는 더블유게임즈. 7개월간 휴일 반납하도록 강요했다가 자율 근무로 방침을 바꾼 위메이드아이오. 이 세가지는 게임산업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게임산업이 급성장하며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점과 함께 열악한 근로시간과 하도급 문제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는 게임의 건전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산업 육성과 견제 사이를 오가고 있다. 규제는 게임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연령과 시간대, 비용 등에 폭넓게 걸쳐 있다. 게임산업의 현주소와 함께 숙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외산 게임에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게임사들의 적극적 공세와 함께 이를 부추기는 것은 다양성이 결여된 국내 모바일 게임 생태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흥행 게임 베끼기에 몰두하는 국내 업계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24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외산 게임은 슈퍼셀의 '클래시 로얄', 블리자드의 '하스스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R' 등 모두 6종이다. 3년 전인 2014년만 해도 같은 시기 외산게임은 킹닷컴의 '캔디크러쉬사가' 등 2종에 불과했다.

현재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모두의 마블' 등과 게임빌의 '별이되어라' 등이 건재하지만 외산 게임의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20~30위권으로 시야를 넓히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해 AR 게임 열풍을 불러온 나이언틱의 '포켓몬고',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 등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글로벌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다만 흥행 신작이 나오면 비슷한 류의 게임을 우후죽순 베끼는 등 혁신보다는 모방에 힘쓰는 업계 행태가 외산 게임의 잠식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흥행작과 유사한 게임을 내놓으면 인기에 편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완전히 베끼지 않는 이상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 것도 모방 관행을 부추기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게임업계가 '베끼기 논쟁'으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는 것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은 킹닷컴이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킹은 아보카도의 모바일 게임 '포레스트매니아'가 자사의 '팜히어로사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킹은 ▲캐릭터 공격ㆍ수비 능력 등 사용자 경험의 유사성 ▲시각적 디자인 유사성 ▲게임보드 구성과 배치 등을 저작권 침해의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은 2015년 10월 1심에서 킹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에서는 판결을 뒤집었다.


지난해 12월 NHN엔터테인먼트의 '프렌즈팝'과 카카오 게임즈의 '프렌즈팝콘' 사이에도 표절 논란이 있었다. 두 게임은 모두 카카오 프렌즈를 활용한 퍼즐 게임이다. 게임 커뮤니티에서 두 게임의 이름과 방식, 디자인 유사성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며 촉발된 논란은 소송으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이와 관련한 많은 논쟁을 양산했다. 이외에도 '부루마블' 개발사 아이피플스가 '모두의 마블'을 만든 넷마블게임즈가,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는 이츠게임즈의 '아덴'이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게임 표절 혹은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승소 판결은 단 한 건도 없다. 저작권법은 게임방식과 같은 아이디어를 보호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4마디 유사성을 기준으로 삼는 음악과 달리 게임은 구체적인 표절 판단 기준이 없다.
2013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항에 원저작권자의 권리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차)목이 신설되며 게임 베끼기 논란에 전화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역시 침해를 인정하는 기준이 모호해 별다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소송을 고려하다 포기한 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과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은 제조업과 달리 아주 작은 기술 진보가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며 "그럼에도 같은 잣대로 저작권 침해를 판단하다 보니 권리를 침해당한 업체들도 소송을 망설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임의 유사성에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다 보니 흥행작에 묻어가려는 비슷한 게임들이 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제작 시간ㆍ비용을 절감할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이 다양한 외산 게임에 맞설 체력을 저하시킨다. 게임이 하나의 콘텐츠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게임 표절을 규정할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창의성 저하 등의 이유로 정부와 업계 모두 부정적이다. 이 기준이 또 하나의 검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업계 스스로 성찰하고 변화될 수밖에 없다. 특허 등록을 활성화하고 또 이 권리를 지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소프트웨어의 작은 진보를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 역시 형성돼야 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가 다양성을 회복하는 것은 게임의 작은 차이점이 존중받을 때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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