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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개 구슬로 완성한 ‘환상의 세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0초

20만개 구슬로 완성한 ‘환상의 세계’ 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 하루, 122x122cm, 유리구슬&혼합재료,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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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구슬의 주술적 요소뿐 아니라, 투명하고 영롱한 매력에 빠졌다.”

위성웅(51) 작가는 기존 추상표현주의 작품을 꾸준히 해왔지만 2004년 전시를 마지막으로 작품을 정리했다. 새로운 시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년간 연구했다. ‘판타지’와 ‘꿈’을 주제로 그에 마땅한 재료를 찾던 중 유리구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작품은 평범하고 잔잔한 느낌을 주면서도 동시에 특유의 생동감과 화려함까지 자아낸다. 애초에 판타지나 일상생활에서 작가가 가지는 꿈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기 때문에 대체로 밝은 느낌이다. 작품제목은 일괄적으로 ‘판타지의 유희를 꿈꾸다’로 적었다.

가장 큰 특징인 ‘반짝임’이다. 장신구 혹은 실내 장식 등에 쓰이는 투명한 유리구슬(비즈·beads)을 사용한다. 구슬 크기는 대개 지름 3.5~4.0mm로 알갱이가 크지 않다. 제일 큰 것도 5mm 정도. 100호(132×160㎝) 크기라면 4.0~4.5mm, 50호 이하는 3.0~3.5mm로 크기를 조금씩 조절한다. 100호 작품에는 구슬 약 20만개를 사용한다.


먼저 이미지 촬영한 것을 토대로 캠퍼스에 페인팅 한다. 코팅 작업 후, 사방으로 테이핑을 한 뒤, 모서리부터 하나하나 나이프로 밀어가며 붙인다. 위 작가는 “처음에 구슬을 각 특징별로 색깔을 다르게 구사했다. 그렇게 하니 회화라기보다 공예적인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아예 페인팅을 먼저 한 뒤, 그 위에 투명한 구슬을 사용했다”고 했다.


20만개 구슬로 완성한 ‘환상의 세계’ 투명한 유리구슬을 활용한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준다. [사진=위성웅 작가 제공]



한 작품당 마르는 시간을 빼면 3~4일 정도 소요된다. 유리구슬을 붙이는 데에만 꼬박 12시간(100호 기준)이 걸린다. 위 작가는 “특히 쉬는 시간이 허용되지 않는다. 붙이는 과정 중 중단해 건조가 되면, 다시 연결해 붙이기가 어려울 뿐더러 자국이 남는다. 건조되기 전에 계속 붙여야 한다. 한 번 시작하면 반드시 끝을 내야 한다”고 했다.


접착제 배합을 적절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접착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면 투명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일이 붙이는 수작업인데다가 빛을 받으며 하기 때문에 눈이 많이 상하기도 한다.


작품은 바라보는 각도나 조명에 따라 신비감을 동반한 시각적 효과(재귀반사)를 낸다. 위 작가는 “일반 평면회화는 어디서보든 큰 변화가 없지만, 내 작품은 빛에 의한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작품을 오랫동안 봐도 색에 변화가 있어 지루하지 않다”고 했다.


생각보다 화면 왜곡은 심하지 않다. 오히려 구슬은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도구다. 그는 “디지털 픽셀(Pixel) 개념을 떠올리면 쉽다. 구슬이 둥그런 원의 형태다보니 자세히 보면 약간 선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큰 왜곡은 없다”고 했다.


20만개 구슬로 완성한 ‘환상의 세계’ 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 하루, 100x100cm, 유리구슬&혼합재료, 2015



위 작가는 유리구슬 통해 일상을 재발견한다. 그는 언제나 사람을 향한다. 작품에는 주로 뒷모습을 그린다. 일상 속에서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그 때 받은 느낌을 최대한 싣는다. 여기에 상상을 덧붙여 새롭게 화면을 구성한다.


“사실 작품에 제일 중요한 요소는 인물이다. 앞으로 해야 할 것들, 꿈꾸게 될 것들을 항상 고민하는데 사람들의 뒷모습과 일상을 관찰하면서 ‘저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길래 저런 상황이 연출됐을까?’를 생각한다.”


동국대 미술학과 및 동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위성웅 작가는 13회 개인전과 10여회의 아트페어 및 150여회 기획단체전에 참가했다. 신작 30여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오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G&J광주전남갤러리에서 열린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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