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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무소불위 검찰'…검사장 직선제로 나비효과 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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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무소불위 검찰'…검사장 직선제로 나비효과 노려야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사진)은 징벌적 손해배상ㆍ준법지원인ㆍ법무담당관제 도입, 인지대 감액 등을 역점사업으로 꼽았다. 그는 스스로를 '중도보수'로 분류했지만 개헌 문제를 얘기할 때는 대기업ㆍ재벌 위주 정책 한계를 지적하고 독점기업 제재를 주장하는 등 개혁적인 목소리를 냈다./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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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인터뷰
“징벌적 손해배상액 약하지만
생활전반 적용범위부터 늘려야”

[대담=아시아경제 이학인 사회부장, 정리=김민진 기자]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62ㆍ사진)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지난달 말 국회를 통과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제조물책임법 개정안)' 문제를 꺼냈다.


김 협회장은 "다국적 기업의 불법적인 횡포를 방지할 수 있게 됐고, 기업 스스로가 고도의 주의를 기울여 횡포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런 제도가 결국 산업 전체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협회장은 그동안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에 공을 들여왔다.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기폭제가 됐다. 이 사건이 터진 후 김 협회장은 변호사 1000명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지하는 변호사ㆍ교수 모임'을 구성했고, 지난해 6월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관련 제도를 입법 발의했다. 이어 개헌, 검찰개혁, 로스쿨 문제 등 법조 현안에 대해 그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제조물책임법 개정안 국회통과를 의미 있다고 했는데, 최고 배상액이 3배로 정해진 건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제품을 고의로 나쁘게 만들어서 피해를 준 기업에 3배까지 책임지게 하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앞으로 제조물뿐 아니라, 생활전반으로 법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구를 일부러 때린 경우도 고의 불법행위다, 명예훼손ㆍ모욕도 다 해당돼야 한다.


결국에는 민법의 원칙을 다 바꾸자는 거다. 민법은 발생한 실제 손해에 대해서만 배상하게 돼 있다. 배상액을 늘리는 것보다 더 급한 게 범위 확대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뿌리내리고, 국민 생활전반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 권리차원에서 중요시돼야 한다는 의미인가.


▲사법철학이 바뀌어야 한다. 국민 권리가 가장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상징하는 게 징벌적 손해배상, 인지대 감액, 준법지원인ㆍ법무담당관 제도 등이다. 정신적 손해배상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선 누군가 모욕을 당했을 때, '악플' 같은 처벌에 법원의 판단이 인색하다. 사람값이 비싸고 정신적 손해배상을 많이 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품격 있는 나라를 만들려면 정신적 손해를 높이 평가하고 침해하는 사람은 엄벌해야 한다.


인지대도 낮춰야 한다. 과거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 높게 정했는데, 이는 법원행정편의주의이고, 국민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저평가 된 정신적 손해배상
악플러는 비싼 죗값 치루게"


-새정부 출범이 눈앞에 다가왔다. 검찰개혁도 주요 공약 중 하나다.


▲검찰 권한이 너무 강한 건 사실이다. 권한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대한변협은 검사장 직선제를 주장하고 있다. 전면적인 변화는 과격할 수 있다. 제주도 같이 규모가 작은 도시, 일부에 국한해서 우선 시험적으로 검사장 직선제를 해볼 필요가 있다.


민선 검사장이라면 부하검사들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부하검사가 권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할 것이다. 공고한 조직에 민선이 자리 잡으면 검찰 내에 나비효과로 민주적인 영향이 확산될 것이다.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과 법안을 낼 생각이다.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논의 핵심은 영장청구권인데 그건 검찰이 절대 못 놓는다. 경찰에 영장청구권을 주는 게 아직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경찰이 검찰과 같이 영장청구권 가지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도 결국 권력자 밑에 있는 기관이다. 권력자가 검찰에 더해 공수처까지 둔다면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오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당장은 검찰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현재도 있는 추천위원회의 위원 수를 확대해 민간이 과반수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원회에서 좀 더 인권의식 있고, 권력 지향적이지 않은 그런 사람을 추천하게 되면 대통령도 검찰을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 아닌가.


대법관 추천위원회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장이 과반수 이상 추천권을 갖고 있지 않나. 둘 다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소수자와 약자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이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 많이 기용돼야 한다. 순수 재야변호사 출신, 처음부터 변호사로 시작한 법조인들이 최소 한 명씩은 포함돼 있어야 한다.


-개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권력구조를 고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불식해야 한다. 정당이 얻은 득표수만큼 의석을 갖게 해야 한다. 지금 제도는 1ㆍ2당에게만 유리한 제도다. 양당제는 극한 대립을 야기한다. 승자독식, 패자절망이다. 3ㆍ4당은 지지도에 비해 대변하는 목소리가 작다.


우리도 양당제에서 벗어나서 다당제를 하고 연정도 하면 논의 과정에서 서로 양보할 수밖에 없다. 독일 정치는 훌륭하다. 연정을 하니까 합리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다음 정부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대로 가면 또 제왕적 대통령이 나온다. 선거에 공이 있는 사람이나 측근들에게 한 자리씩 주다 보면 똑같은 폐해가 나타날 것이다.


또 그동안 너무 대기업ㆍ재벌위주의 정책을 펴왔다. 중소기업, 벤처기업을 키워서 그들이 튼튼해져야 우리 경제도 안정된다. 헌법에도 그런 정신을 담아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강력한 권한을 갖고 독점하는 기업을 제재해야 한다. 헌법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철학을 담아야 한다는 게 법조인으로서 가진 생각이다.


-대한변협 내에도 개헌특위가 있다.


▲구성원 변호사 3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이명웅 전 헌법연구관, 황도수 건국대 교수 등 절반 정도가 헌법 전문가들이다. 논의 속도를 내려다가 당장 개헌 가능성이 없어서 시간을 가지고 느긋하게 연구하고 있다. 올 연말쯤 연구 결과가 나오면 정부와 국회에도 제출할 거다.


"변호사법·품위유지 위반엔
협회 차원서 강력하게 징계"
"로스쿨 입학 투명성 높이고
학비 낮추고 정원도 줄여야"


-변호사들의 잇따른 비리도 법조계의 신뢰추락에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한변협도 책임이 있다. 앞으로 변호사법을 위반하거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변호사에는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징계하겠다. 특히 브로커를 쓴다든지 전관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사건을 수임했다거나 선임계를 내지 않은 변호사법 위반에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 정말 잘못된 변호사들이 꽤 있다.


-로스쿨 문제는 어떻게 보나


▲로스쿨도 개혁해야 한다. 입학이 100% 투명하다고 볼 수 없고, 학교마다 학사관리 차이도 크다. 실무교수도 많이 부족하다. 적어도 50%까지 실무교수가 있어야 한다.


로스쿨은 직업학교라 졸업하면 곧장 실무에 투입해야 한다. 제도를 고쳐서 실무교수 숫자를 늘리고, 실무교수를 강제로 휴업시키는 제한도 풀겠다. 변호사는 휴업하면 실무감각을 잃어버린다.


장학금 혜택을 늘리는 등 학비도 낮춰야 한다. 야간 방송통신대 로스쿨을 만들어서 직장인들이나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길을 터 줘야 한다. 현재 2000명인 정원도 줄일 필요가 있다.


-정원과 합격자 축소는 국민 권리나 사법 서비스 확대라는 로스쿨 설립 취지에 반하지 않나.


▲수임료가 싸진다고 변호사를 찾는 문턱이 낮아지지 않는다. 사무실을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비용은 있어야 한다. 변호사 수를 무작정 늘리면 사건 수임을 위해 일거리를 늘리고, 패소가 분명한 사건을 부추기는 폐해가 발생한다. 먹고 살기 힘들면 변호사가 나쁜 짓을 하게 된다.


[아시아초대석]'무소불위 검찰'…검사장 직선제로 나비효과 노려야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세월호 피해자 유족 손해배상 도운 ‘해상법 권위자’


유신의 서슬이 시퍼랬던 1977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2학년 재학생이던 김현은 거리로 나가 독재 반대 시위를 했다. 그에게 돌아온 건 유기정학 처분. 그리고 그 사건은 그의 평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나란히 붙었지만, 면접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당시의 좌절감과 허탈감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미국 유학길을 택했다. 코넬대와 워싱턴대에서 법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법률회사에 취직해 잠깐 다녔다. 그러다 은사(송상현 현 유니셰프 한국위원회 회장ㆍ서울대 명예교수)의 보증으로 간신히 합격증을 받고 변호사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해상법' 권위자다. 1981년 대학원에 진학하며 전공으로 삼았고, 지금까지 해상과 관련한 소송에서는 국내 대표적인 변호사로 꼽힌다. 30년간 해양수산부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도 자문을 했다. 김 협회장이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세창은 세월호 침몰인양 관련 법률 자문을 했고 피해자 유족 손해배상 지급 소송도 맡았다.


대학원에 입학하며 전공을 고민할 때 송상현 당시 서울대 교수가 영향을 줬다. 송 교수는 국내 해상법 분야 미국유학 박사 1호다. 제자 김현이 2호다. 송 교수는 2009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국제사법기구 수장(국제형사재판소 소장)이 됐다. 2002년 송 교수가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에 나설 땐 그가 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도왔다. 은사와 함께 공저서(해상법원론)를 쓴 것을 영광으로 기억했다.


김 협회장은 우리 법조인들의 약점으로 국제 감각을 꼽았다. 판ㆍ검사를 하면 대접받기 때문에 굳이 해외에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법은 대륙법이 근간이고, 미국은 영미법 체계라 해외시장에서 핸디캡을 안고 있다는 것도 한 요인이겠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협 차원에서도 젊은 변호사들의 해외 진출을 독려할 계획이다.


평생 변호사로 살아온 그가 끝까지 고집하는 원칙은 '의뢰인에 대한 서비스'다. '재미(?)없고 너무 평범한 것'아니냐고 하자 그는 "평범하지만, 기본이고, 그것을 지키는 게 쉬운게 아니다"고 답했다.


김 협회장은 "적극적이고, 신속하고, 친절하게 서비스를 하다 보니 의뢰인들이 저를 사랑하고, 변호사로 성공할 수 있었다"며 "사건을 맡으면 제 일처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온갖 방도를 찾아봐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변호사가 많다"고 했다.


취임 두 달도 안 된 김 협회장에게 '퇴임 때 어떤 회장으로 기억되고 싶냐'고 물었다. 역시 "강력하고, 신속하고, 친절하고, 공명정대한 변협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현 대한변협회장 프로필
▲경복고, 서울대 법대 ▲서울대 대학원, 미 코넬대ㆍ워싱턴대 법학석사, 워싱턴대 법학박사 ▲사법시험(25회), 사법연수원(17기) ▲대한변협 사무총장,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협 변호사연수원장.




대담=이학인 사회부장 leejk86@asiae.co.kr
정리=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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