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삼성전자가 성능이 개선된 10나노 핀펫 공정으로 파운드리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10나노 2세대 핀펫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공정은 기존 1세대 공정(10LPE)보다 성능과 전력효율을 각각 10%, 15% 향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공정 개발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파운드리 분야 선두업체인 TSMC(54.3%)의 10분의 1수준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업계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가 만든 설계도에 따라 반도체를 개발한 뒤 고객에게 넘긴다. 업계를 막론하고 통상 OEM 업체들이 '을'의 처지를 벗어나기 힘든 것과 달리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은 '갑'에 가깝다. 팹리스가 필요로 하는 미세공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파운드리가 많지 않아서다. 선두업체인 TSMC는 제조업체로서는 경이적인 3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파운드리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인텔도 지난 8월 세계 최고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업체인 ARM과 손잡고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개발을 완료한 10나노 2세대 핀펫 공정은 파운드리 업계에서 선행 기술에 속한다. 지난 몇 년 동안의 미세공정 전환은 '28→20→14→10나노' 순으로 발전해왔다. 최근에는 '선행-10나노', '주력-14나노', '보급-28나노'로 구분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0나노 2세대 공정을 통해 컴퓨팅,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 등 응용처를 확대해 파운드리 고객을 다변화해 나갈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10나노(㎚ㆍ1㎚는 10억분의1m) 2세대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내년에 10나노 3세대 모바일 AP 양산을 각각 시작할 계획이다. 다음달 24일 미국에서 열리는 삼성파운드리포럼에서는 8나노와 6나노 공정도 공개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공장에 10억 달러(약 1조 142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설비를 확장한다.
한편 최근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다. 2005년 214억달러 규모였던 파운드리 시장은 지난해 494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5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2.3% 감소하는 동안에도 파운드리 시장만은 4.4% 커졌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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