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걸러 하루 비…변덕스러운 4월 날씨

고온다습한 남풍기류 자주 유입한 탓…기온도 들쑥날쑥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오늘 또 비 예보가 있네요. 요즘 유난히 비 소식이 많은 것 같아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임모(30)씨는 4월 내내 가방에 우산을 넣고 다닌다. 비 예보가 자주 있는데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날도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울산 등지의 강수일수는 8일이다. 게다가 20일에도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하루 걸러 한 번 꼴로 비가 오는 셈이다. 기상청은 이날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경기 남부와 강원 영서 남부, 충청도, 남부지방은 낮부터 밤 사이 가끔 비가 오고, 그 밖의 중부지방은 낮까지 빗방울이 떨어진다고 예보했다.

이달 들어 고온다습한 남풍기류가 우리나라로 자주 유입돼 비가 잦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남쪽에서 오는 공기는 따뜻한 성질을 띠고 있어 수증기를 많이 가질 수 있다. 0도일 경우 1㎏의 공기가 수증기 약 4g을 가질 수 있지만, 최근 들어오는 15도 정도 공기는 1㎏에 수증기 10g 이상을 보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 3면이 바다라서 더 많은 수증기를 몰고 오는 것도 4월 남풍기류의 특징이다.

이달 강수량도 평년보다 훨씬 더 많다. 1~18일 합계강수량은 서울 61.5㎜, 울산 110.9㎜ 등으로 같은 기간 평년 합계강수량의 약 2배다. 평년값은 서울 32.9㎜, 울산 53.6㎜ 등이다. 평년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를 뜻한다. 한상은 기상청 기상사무관은 "평소 4월보다 유난히 이번 달에 남쪽에서 오는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자주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황사 일수는 줄었다. 황사는 발원지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북한 지역을 통과할 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번 달엔 대부분 우리나라 부근이나 남쪽을 지났다. 다만 18~19일에는 중국 북동지방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북한쪽을 지나면서 황사가 우리나라로 유입됐다.

기온도 들쑥날쑥이다. 16일 최고기온이 지역별로 광주 30.2도, 영덕 30도, 서울 24.4도 등을 기록하며 여름 날씨를 보였지만 하루 뒤에는 각각 19도, 18.6도, 18도를 나타냈다. 이날도 광주, 영덕,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8~19도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