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선탑재 강요 안하겠다"…러시아 정부와 합의

구글, 제조사에 자사 앱 독점 탑재 강요 않기로 합의
러시아 중재 법원 반독점 관련 벌금도 지불
안드로이드에서 구글 외 다른 검색엔진 선택 가능한 '크롬 위젯' 제공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구글이 러시아에서 안드로이드 기기에 자사 앱을 선탑재하는 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현지 검색 서비스인 '얀덱스'의 서비스도 안드로이드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17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더 버지와 벤처비트 등에 따르면 구글이 러시아 연방 반독점청(FAS)과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구글 검색과 지메일 등 자사 앱을 선탑재하도록 강요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FAS는 성명서를 통해 구글이 더 이상 안드로이드 기기에 자사 앱 독점권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구글 검색 사전 설치를 강요하지 않고 ▲이전에 서명한 계약에 대해서도 시행을 중지하며 ▲제3자의 검색 엔진을 선택창에 포함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구글은 그동안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자사 검색 엔진과 지메일, 구글 플레이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요구해왔다. 이에 지난 2015년 러시아의 최대 검색 엔진인 얀덱스는 러시아의 반독점청에 구글의 반독점 행위에 대해 고발했다. 얀덱스는 앱 스토어와 모바일 지도,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모스크바 중재 법원은 구글이 시장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FAS의 손을 들어줬다. 구글은 이에 대해 700만 달러(한화 약 75억원) 가량의 벌금을 물고, 제조사와 계약도 변경하기로 했다.

구글은 러시아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구글을 제외한 기본 검색 엔진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크롬 위젯 (Chrome widget)'을 제공하기로 했다. 얀덱스가 첫 파트너로 구글과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은 성명서를 통해 "얀덱스와 계약을 체결했고 러시아의 규제기관인 FAS와 합의해 안드로이드에서의 구글 애플리케이션 배포에 대한 경쟁 사례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얀덱스 측은 "오늘은 러시아 소비자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며, 개방성의 가치를 인정해준 구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경쟁은 혁신을 낳을 것이며, 우리의 바람은 사용자가 최상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