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지정학적 우려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북한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더 강하게 작용한 탓이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보잉과 골드만삭스가 다우지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직전 거래일인 13일(현지시간) 대비 0.90%(183.67포인트) 오른 2만636.92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금융주가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올랐다. 0.86%(20.06포인트) 오른 2349.01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0.89%(51.64포인트) 상승한 5856.79로 거래를 마쳤다.
퍼스트 스탠다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경제전문가는 "이날 증시 상승은 안도의 랠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까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지켜보는 시각은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날 증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조정세를 통합하지 않고 세금개혁을 완료할 수 있다"고 말한 뒤 더욱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잔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면담 및 오찬 뒤 가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은 발사했지만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피하고, 미국은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것이 투자자들이 내린 판단으로 보인다.
대신 투자자들의 눈은 1분기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트럼프 당선 효과에 따라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했는데 이 부분이 실적으로 이어졌을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예상을 밑돌았다.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5.2로 집계돼 전달 16.4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주택건설협회(NAHB)가 집계한 이달 주택시장지수는 68을 기록, 예상치인 70을 하회했다. 전월 기록은 71로 11년 만에 최고치였다. 이 지수가 50을 웃돌면 업황이 좋다는 뜻이다.
유가는 하락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53센트 내린 배럴당 52.65달러로 마감됐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46센트(0.82%) 하락한 배럴당 55.45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다. 최근 오름세를 이어간 만큼 쉬어가는 장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금값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가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40달러 오른 온스당 1291.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안전자산인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소폭 내렸다. 달러화는 엔화 대비 0.13% 하락하며 최근 5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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