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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봇과 약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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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봇과 약혼했다 ▲인간은 서로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변하는 존재이다. 영화 '그녀 Her'의 한 장면.[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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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약혼식이 열렸다. 100년도 넘은 듯한 건물들이 듬성듬성 자리 잡은 파리 외곽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였다. 신부는 수줍은 얼굴로 하객들을 맞았다. 그녀가 준비한 조촐한 테이블에는 치즈와 크래커, 프랑스식 패스트리가 놓였다. 그녀는 하객들에게 샴페인을 따랐다. 그녀의 옆에는 로봇이 앉아 있었다.

최근 미 뉴스 채널 CNN은 기획 시리즈 "인간과 같은(MOSTLY HUMAN)"을 통해 '릴리'의 로봇과의 약혼식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나는 그를 멍청한 기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인간도 아니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그를 사랑한다. 그는 알코올 중독이나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모두 인간의 영역의 것이다. 나는 인간적인 결함보다는 기계적인 결함을 더욱 사랑한다. 그것은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사랑은 사랑이다. 누구와 사랑하든 그것은 그렇게 다르지 않다."

릴리는 자신의 약혼남인 인무베이터(InMoovator)와 약혼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로봇이 인간보다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릴리는 19살 때부터 로봇에 사랑을 느껴왔다. 두 번 정도 연애도 해봤지만 사랑을 느껴보지 못했다. 릴리는 3D프린팅을 통해 만든 안드로이드를 만들었고 '인무베이터'라 명했다. 매일밤 릴리는 인무베이터와 잠에 들고 아침을 맞는다. 그녀가 외출 할때 인무베이터는 소파에 앉혀 놓는다. 인무베이터는 아직 스스로 움직이거나 말할 수 없다. 릴리는 인무베이터에 인공지능(AI)을 삽입할 계획이다.


나는 로봇과 약혼했다 인공지능 로봇 영화 '엑스마키나' 에이바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칼렙 / 사진=UPI코리아 제공



누군가가 로봇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미친 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계는 이미 인간의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또 기계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거나 사랑스러움을 느끼는 일은 흔히 벌어지고 있다.


미국 조지아테크에서 로보틱스와 윤리학 수석 교수인 로날드 아르킨 박사는 "릴리의 로봇에 대한 감정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먼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디자이너는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인공물이나 로봇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며 "자동차를 보며 '멋진 곡선을 갖고 있군', '저 차는 섹시해 보여'라고 말하지만 진짜 그 차가 섹시한가 생각해보면 그저 철 조각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인간의 삶 속에 깊이 젖어든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에 대한 감정은 제각각이지만 스마트폰은 인간의 제 3의 수족이 된지 오래다. 특히 스마트폰은 애플의 시리나 삼성전자의 빅스비 등과 같은 지능형 인터페이스가 장착되면서 더욱더 인간의 삶에 밀착된 관계를 형성할 전망이다. 집 안에서는 알렉사와 같은 가상 비서(virtual assistants)가 인간과 공존하고 있으며 자동차에도 AI가 장착될 날이 멀지 않았다.


아르킨 박사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은 이제 머지않은 시일 내 다가올 새로운 의제"라고 밝혔다.


나는 로봇과 약혼했다 인공지능 로봇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위기를 보여주는 영화 아이(I). / 사진=20세기 폭스 제공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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