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대학로에서 '기억의 봄, 세월호를 마주하다' 대학생대회 열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세월호 세대'들인 전국의 대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두고 추모의 목소리를 높이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적폐 청산을 외쳤다.
'세월호 참사 3주기 대학생 준비위원회'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기억의 봄, 세월호를 마주하다' 대학생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700여명의 대학생이 참석했다.
이곳에 모인 학생들이 세워둔 학교 깃발 위에는 '미수습자 가족 품에! 세월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쓰인 노란띠가 바람에 나부꼈다. 또 학생들의 손에는 '세월호의온전한 수습·조사·보존 보장하라'라고 쓰인 노란색 플래카드가 들려 있었다.
우선 이른바 '세월호 세대'로 불리우는 17학번 대학 새내기들이 무대에 올라 세월호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1학년으로 1살 위인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희생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17학번 허우주씨는 "세월호 참사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이자 앞으로도 가장 많은 영향을 줄 사건이 될 것이다"라며 "인간의 안전보다 돈과 이윤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를 바꾸는 데 대학생들이 앞장서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넘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립대 17학번 김수영씨는 "3년 전 세월호 사건을 접했을 때는 재난 사고로 치부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세월호 참사는 단순히 선박 사고가 아니고 그 뒤에는 시스템 미비와 부정부패가 숨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명확한 진상규명은 부정부패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이자 발판이다"라고 주장했다.
중간에는 세월호 생존학생들의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생존학생들은 "여러분들께서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고 함께해 주신 덕분에 세월호가 드디어 인양됐다"며 "진상규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고 생각한다. 저희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생존학생들은 또 피해학생들에게도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진실 밝혀내려고 해"라며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변해가지만 매 순간 너희를 기억하고 항상 마음에 담을게. 보고 싶은 친구들아 사랑하고 사랑해"라는 말을 전했다.
이어 성균관대, 한신대, 인하대, 강원대에서는 세월호 관련 활동보고를 발표했다. 인하대 대표로 나온 학생은 "세월호 참사가 결코 유가족들만의 일이 아니기에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모였다"며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인하대에서는 촛불토론회를 진행해 우리 사회의 민낯을 돌아보고 남은 과제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52개 대학교 학생단체와 28개 단체 및 정당 소속인 이들은 대회를 마친 후 4시부터 마로니에 공원을 시작으로 종로5가를 지나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한다. 이후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개최하는 '4월 16일의 약속, 함께 여는 봄' 기억문화제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대학생대회는 서울을 비롯해 오후 4시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전남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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