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AI) 후폭풍에 병아리 생산 급감
육용·산란용 닭 6월까지 공급 부족 우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고병원성 조류독감(AI) 여파가 올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닭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충분한 공급물량을 갖추지 못할 것이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병아리 가격은 마리당 82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4원 보다 두배 가량 인상됐다. AI로 인해 종계 매몰이 늘어나면서 병아리가 공급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된 AI가 처음 발생했던 11월 570원이던 병아리 가격은 5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다 증가세로 돌아선 계란에 이어서 다음 세대로 자라날 병아리 가격까지도 크게 상승하면서 양계산업까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2~3월에도 AI가 추가발생하면서 살처분이 이뤄져 병아리 생산은 당분간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AI발생 농장에 대한 입식제한 기간까지 고려할 경우 이 같은 병아리 가격 상승은 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추정한 산란계 병아리 생산 잠재력 지수는 5월 78.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6%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4729만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10.7% 감소가 예상된다.
고기로 쓰이는 육용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3월 육용계 병아리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8.9% 감소한 6704만마리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달 육용계 사육 마릿수는 8321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나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육용계 사육 마릿수는 지난 2월 6789만마리에서 3월 7770만마리로 늘어나면서 최근 3개월새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육용계 사육 감소로 오는 6월까지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 대비 ㎏당 1700∼1900원 상승할 전망이다. 1300원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보다 40% 가량 비싸진다는 의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란에 이어서 육용계까지도 AI 여파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닭고기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대비해 대책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2일 기준 AI 살처분 현황을 보면 닭은 3154만마리로 전체 사육 규모의 20.3%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산란계가 사육규모의 36.0%인 2518만마리로 가장 많다. 이어 산란종계는 43만7000마리로 사육규모의 51.5%를 차지하며, 육계와 토종닭은 422만마리로 사육규모의 5.5%에 달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