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3일 신원영(당시 7세) 군을 학대 끝에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원영이 사건’의 계모 김모(39)씨와 친부 신모(39)씨에게 각각 징역 27년과 징역 17년을 최종 확정했다.
이들은 살인과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해 기소돼 1심에서는 각각 징역 20년과 1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은 1심에서 판단한 아동학대도 유죄로 인정해 형량을 각각 징역 27년과 징역 17년으로 높였다.
계모 김씨는 2015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석달 동안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둬놓고 락스를 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2016년 2월1일 원영이가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옷을 벗기고 찬물을 부어 방치해 다음날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친부 신씨는 김씨의 학대를 알고도 아동학대로 처벌받을 것을 걱정해 원영이를 보호하지 않고 방관하다가 결국 숨지게 한 혐의다. 두 사람은 시신을 열흘 간 베란다에 방치하다가 경기 평택 청북면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한 혐의도 받는다.
2심 재판부는 “모든 아동은 안전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며 “피해자는 숨지기 이전부터 위험한 상황에 놓였지만 부모인 신씨 등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작위(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유일하게 자신을 구원해줄 수 있는 친아버지에게서 철저하게 외면 받고 추위와 공포 속에 쓸쓸하게 죽어간 원영이의 고통을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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