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3곳 중 1곳 "작년 수준"
채용 없는 기업도 10%에 달해
이공계·남성 선호현상도 여전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매출액 500대 기업 중 20% 가량은 올 상반기 채용에서 전년 대비 채용규모를 줄이거나 한 명도 뽑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주요 대기업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답변에 응한 200개 기업 중 43곳(22.5%)은 올 상반기 채용을 줄이거나 채용 계획이 없었다. 지난해 대비 신규 채용이 감소하는 곳은 27곳, 채용이 아예 없는 곳은 18곳이었다. 이는 채용을 늘리는 기업(11%) 보다 2배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조사결과인 11.5% 보다도 2배 가량 늘었다.
올 상반기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59개(29.5%)였으며, 채용계획을 결정하지 못한 기업은 74개(37.0%)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한 것은 기업의 대내외 여건 악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채용 감소 이유를 묻는 질문(중복응답)에 대해 65.8%는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 악화가 예상되거나 회사 내부 상황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공계·남성 선호도 여전했다. 응답기업들은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졸업생 선발 비중이 평균 54.4%, 여성 비중은 평균 26.2%로 응답했다.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3880만원(월 323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응답 구간별로는 '4000만~4500만원대'가 27%, '3000만~3500만원대'가 23%로 뒤를 이었다.
정년연장제도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해서는 응답기업의 3개 중 2개 이상이 '이미 도입(68.0%)했다고 답했다.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은 대부분 '기존 업무 및 직책 유지'(71.1%)를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정책본부장은 "대내외 여건 악화로 주요 대기업 중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곳이 많이 증가했지만 우리나라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세계 경기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하반기에는 대기업들의 신규채용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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