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희정 공약, 이어받고 싶다"…안희정 "당의 이름으로 힘 모으겠다"(종합)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설 기자]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7일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안희정 충남지사를 만나는 등 경선 후 당내 결속을 다지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충남도청을 방문한 문 후보는 안 지사 대선 공약을 승계하겠다는 뜻과 함께 안 지사 캠프 측 인사들이 당 대선 캠프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뜻을 전했다.

문 후보는 "안 지사와 함께 정권교체를 의논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안 지사가 현직 단체장이기 때문에 (캠프 합류는 불가능하고) 안 지사 캠프에서 활동하셨던 분들이 (당 대선 캠프에) 참여해달라고 했다"면서 "자치분권 철학이나 정책,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국무회의 시행 등을 이어받고 싶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자치분권 국가로 가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제2국무회의) 그런 협의를 해준다면 단순하게 대통령께 민원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정을 함께 힘을 모아 회의를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간접적으로 안 지사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도 전달했다.

안 지사는 "경선 후보자로서 힘을 모으고 의무를 다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자치단체장으로 옳지 않다는 말이 있었다"면서 "힘을 모아줘야 하는데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주의자로서 경선결과 나오면 모두 승복하고 함께 당의 이름으로 힘을 모아야 하는 게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가 이같이 말하자 문 후보는 웃으면서 "(단체장이다 보니) 속 시원하게 말을 못한다"면서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전폭적으로 협의하겠다는 말씀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충남 지역 숙원 사업들에 대한 협력도 당부했다.

안 지사는 문 후보의 방문을 환대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까지 맞이하는 등 예우를 갖췄다. 문 후보는 방명록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충남! 안희정 지사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두 사람은 충혼탑에도 함께 찾아가 헌화하고 묵념을 했다.

충혼탑 참배를 마친 뒤 문 후보와 안 지사는 취재진에게 "원래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시는 발휘해 온 민주당에 국민 여러분이 사랑과 지지를 모아주실 거라고 믿는다"면서 "통합의 지도력의 대표로서 문 후보가 당의 후보로 선출됐다.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힘 모아달라"고 말했다. 직접적 표현은 자제했지만,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한 것이다.

문 후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 같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이루는 과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이견을 놓고 토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지사는 경선을 통해) 우리 당의 외연을 넓혀주고 당의 가치와 정책 폭도 넓혀줬다"면서 "이제 넓혀진 외연과 폭, 가치를 제가 잘 안고 가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지사 캠프에 참여했던 분들도 제가 듣기로는 경선 후에 대통합 선대위에 함께 참가해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들었다"면서 "지지자들도 함께해달라고 다시 한번 간곡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전날에도 안 지사 관사를 찾아가 저녁 식사를 함께한 뒤 산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이재명 성남시 성남시장을 만나 저녁을 함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한편 취재진이 문 후보가 안 지사에게 충남지사에서 사퇴하고 직접 선거에서 도와주기를 요청했냐고 묻자 문 후보는 "충남도민들이 계시는데 감히 그런 말씀을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안 지사 역시 "도지사직을 어떻게…."라며 사퇴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