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준대형 특유의 성능을 내면서 경차급 연비를 보이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실제 주행 해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가는 비가 오락가락한 5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메이필드호텔에서 경기도 파주 헤이리 마을까지 왕복 80㎞ 구간을 동승자와 나눠 운전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버튼을 누르니 소리 없이 시동이 걸렸다. 내연기관 차량들의 떨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은 정도로 조용했다. 조금 늦게 차량에 오른 동승자는 시동이 걸린 줄 몰랐다고 평가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구간에선 주로 전기모터가 구동해 부드러운 주행이 이뤄졌다. 계기판에 'EV' 글자가 초록색으로 떠 전기 모드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유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았다. 즉각적으로 튀어 나가는 느낌은 못 받았지만 무리 없이 시속 100㎞까지 속도를 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21.0kgf·m의 출력을 발휘하는 세타II 2.4 MPI 전용 엔진을 장착했다. 여기에 최고출력 38㎾, 최대토크 205Nm을 발휘하는 고출력 모터,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가끔 생기는 차선 이탈에는 스티어링 휠이 부르르 떨리며 경고했다. 옆차, 앞차와 가까워졌을땐 '삐삐'거리는 경고음이 울렸다. 안전시스템인 ‘현대 스마트센스’가 장착된 덕분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저속, 고속을 오가며 운전을 했다. 그럴때마다 계기판엔 전기 모터가 작동하는지 엔진이 가동하는지, 둘 다 사용되는지 에너지 흐름이 표시됐다.
도착지에서 확인한 연비는 17.3㎞/ℓ가 나왔다. 현대차가 '경차급 복합연비'라고 설명한 16.2㎞/ℓ보다 조금 더 효율이 높았다. 지난 1월 출시된 기아차 신형 모닝의 복합연비는 15.4km/ℓ다.
현대차는 출시 초반 분위기가 좋아 그랜저 전체 판매량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30일 공식 출시 후 4일 만에 올해 목표치(1만대)의 16%인 1630건의 사전계약을 이뤘다.
연비 우수성과 함께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현대차는 기본트림의 가격을 기존 HG모델 대비 26만원 내렸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은 기본트림인 프리미엄이 3540만원, 익스클루시브 3740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이 3970만원으로 책정됐다.(개별소비세 및 교육세 감면 후 기준)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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