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시간 얼마 남지 않아”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북한을 '인류의 문제'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6~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를 핵심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 최고경영자(CEO)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시 주석과 나는 당연히 북한을 포함해 여러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문제다. 정말 인류의 문제"라고 비판한 뒤 "(시 주석과) 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끠관련기사 3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은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고 우리를 도와 북한 문제를 다룰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 독자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ㆍ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최후통첩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도 이날 미ㆍ중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The clock has now run out)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위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모두에 긴급한 관심 사안"이라면서 "모든 (대북)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검토한 세부적인 대북 옵션에 대해 미리 공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시 주석에겐 분명한 시그널을 보낼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대북) 경제적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은 것이 명백하다"면서 "그 부분이 이번 회담의 논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북한과의 석탄 거래와 무역, 금융 전반에 대한 제재와 차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에도 "한국이 방어체계 설치를 바라는 것을 중국이 응징하려 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불쾌한 일"이라면서 "사드 배치가 역내에 문제가 된다면 북한의 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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