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동부전 승리, 사상 첫 플레이오프 50승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기록제조기' 유재학 프로농구 모비스 감독(54)이 플레이오프 50승을 달성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플레이오프에서 47승을 거뒀다. 올 시즌 동부와 한 6강 플레이오프 세 경기를 모두 이겨 50승을 쌓았다. 현재 기록만으로도 프로농구 최다승이다. 2위 전창진(54·41승), 3위 신선우(61·36승), 4위 최인선(67·34승), 5위 허재(52·31승) 감독이 모두 현직에서 물러나 당분간 유 감독을 추격할 도전자가 없다.
유재학 감독은 프로농구 최초로 정규리그 400승과 500승을 잇달아 돌파했다. 현재 568승, 역시 통산1위다. 1998~1999시즌 대우 감독을 시작으로 열아홉 시즌 동안 이룬 기록이다. 대우는 신세기 빅스(1999년), SK 빅스(2001년), 전자랜드 블랙슬래머(2003년)로 이름을 바꿨지만 유 감독은 2003~2004시즌까지 자리를 지켰다. 여섯 시즌 동안 네 번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은 후 2004~2005시즌부터 모비스로 자리를 옮겼다.
모비스는 유 감독이 선수로 뛴 기아의 후신이다. 유 감독은 친정팀 감독을 맡은 뒤 올 시즌까지 열세 시즌 동안 열 번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2011~2012시즌부터 여섯 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그는 지난 2일 플레이오프 50승을 앞둔 기분을 묻자 제일 먼저 "오래 했네요"라고 대답했다. 유 감독은 "오래 하다 보니 만들어진 기록"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는 "같이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 특히 양동근(36), 함지훈(33)이 저와 가장 오래 같이 했다"고 했다. 양동근은 유 감독이 모비스로 옮기던 해 프로에 데뷔했다. 그는 유 감독의 지도 아래 프로농구 20년 역사를 대표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성장했다. 함지훈은 2007년 신인 지명회의에서 10순위로 뽑혔지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2010년)로 성장했다. 베스트 5에도 두 차례(2010, 2016년) 선정됐다.
유재학 감독의 기록행진은 계속될 것이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 농구 10년을 이끌 재목'이라는 이종현(23)을 품에 안았다. 유 감독은 "이종현·이대성(27)과 함께 노력해서 더 좋은 결과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유 감독은 이종현과 함께 플레이오프 100승을 달성할 수도 있다. 플레이오프 100승 이상을 거둔 감독은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필 잭슨(72·229승), 팻 라일리(72·171승), 그렉 포포비치(68·158승), 래리 브라운(77·100승) 등 네 명 뿐이다.
모비스는 올 시즌 양동근과 이종현의 부상 악재 속에서도 정규리그 4위에 올라 저력을 확인했다. 4강에서는 정규리그 1위 KGC와 만난다. 모비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KGC에 2승4패로 밀렸다. 유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니 챔피언 결정전까지 가겠다. KGC와 4강에서는 도전자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적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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