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약해지면서 투자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 직후 보호무역과 통화전쟁의 암운이 드리우면서 고전했던 신흥국 금융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2일(현지시간) 이같이 분석했다.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건설, 관세부과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발언이 이어지면서 작년까지 고전했던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 11% 급반등했다. 미국 대선 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투자금이 돌아오면서 멕시코 증시 역시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멕시코뿐만 아니라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부진했던 MSCI 신흥 시장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2% 뛰었다. 특히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의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됐던 아시아 증시의 호황이 눈에 띈다. WSJ은 대만 가권지수와 한국 코스피 지수의 올해 상승률이 6%를 넘으며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상승률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작성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초안을 보면 나프타에 대한 대대적 개정보다는 소폭 수정을 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나프타의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강경파와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온건파가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나온 USTR의 무역장벽 연례보고서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담겼다. 한·미 FTA가 미국 수출에 도움이 됐다는 것으로 그동안 미국 무역적자와 일자리 감소를 몰고 왔다는 비판과 다른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주장하던 한미 FTA 재검토가 힘을 받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케빈 달리 펀드 매니저는 "트럼프 정부는 보호무역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주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이제 미국의 무역전쟁을 큰 위협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