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중 3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소감 밝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정 구속에 대해 "민주주의의 온전한 복원과 새로운 국가의 법치주의 기틀이 다시 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박 시장은 31일 오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해외에서 그런 소식을 접하니까 안타깝고 착찹한 마음이 든다"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우리 헌정 역사상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빈 소재 합스부르크 콘그래스센터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최 '안보의 날'(Security Days) 행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촛불시민혁명이 한국에 새로운 민주주의를 탄생시켰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의 노력'을 주제로 열린 기조세션에 고위급 패널로 초청받았다. 이 자리에는 아흐메드 아바우탈렙 네덜란드 로테르담 시장과 후안 클로스 유엔 해비타트 사무총장 등 전세계 17개 도시 대표와 국제기구ㆍNGO 대표들이 참석했다.
촛불시민혁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밀고 있는 박 시장은 이 자리를 적극적인 홍보의 장으로 활용했다.
박 시장은 "최근 런던 테러 등 전세계 도시들이 직면한 다양한 위협을 대처하기 위해선 사회적 정책으로 접근해야 하며, 시민의 힘과 사회의 회복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촛불시민혁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통령을 탄핵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 탄핵이 자랑스러운 일일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 시민들은 자랑스럽다"며 "대통령의 헌법유린과 국정농단으로 작년 10월말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는 총 20여 차례가 열렸고 촛불집회 연인원은 1,6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시민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았다. 위대한 시민들의 완벽한 승리였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저 역시 서울시장으로서 저 광장을 지켰다. 제가 특별히 한 것은 없지만 시민들의 저항권을 보장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공무원들과 함께 시민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다양한 편의를 제공했다. 대중교통을 확대하고 주변의 화장실을 개방하는 노력을 기울였을 뿐"이라고 소회했다.
박 시장은 특히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6년 대한민국의 촛불집회는 세계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시민들이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평화적인 집회였다는 점, 재벌 개혁ㆍ탈핵 환경 캠페인ㆍ청소년 참정권 확대 등 사회 개혁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서 국가 재난과 위기의 진정한 예방책이자 해결방법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행동하는 민주주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같이 연대하면서도 차이를 존중하는 광장, 서로를 배려하고 신뢰하는 공동체가 진정한 안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최한 OSCE는 전 유럽 지역 국가 및 미국, 캐나다, 몽골 등이 회원국으로 있는 포괄적 안보개념에 기초한 유럽국가간의 안보협력기구다. 한국은 일본, 태국 등과 함께 옵저버격인 11개 협력동반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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