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적 수술없이 약물 전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수술 없이 초음파로 뇌암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기술이 나왔다.
국내 연구팀이 외과적 수술 없이 초음파로 뇌혈관장벽을 열어 뇌암 부위에 항암제를 직접 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이란 뇌 혈관에만 존재하는 장벽으로 뇌 혈관 내피 세포들이 단단히 결합돼 있어 혈관에서 뇌조직으로 약물을 전달 할 수 없게 하는 장벽을 말한다.
뇌암은 생존기간이 15개월 이하인 난치성 질환이다. 항암제를 사용해 치료하는데 뇌혈관장벽으로 뇌 속으로 항암제가 잘 전달되지 않아 실제 환자 치료가 어려운 뇌질환 중 하나이다.
연구팀은 뇌암 동물모델을 통한 실험에서 집속초음파 조사 방법으로 외과적 수술 없이도 뇌혈관장벽을 안전하게 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항암제인 Doxorubicin을 해당 뇌암 부위에 직접 전달하는 시스템을 내놓았다. 집속초음파(Focused ultrasound)란 : 돋보기를 통해 햇빛을 모아 한곳에 열에너지를 발생시키듯이 초음파 에너지를 작은 영역에 집속해 음파에너지를 이용, 치료하는 기술을 말한다.
항암제만 주사로 혈액에 투여한 대조군과 초음파를 이용해 뇌암이 발생한 부위의 뇌혈관장벽을 개방한 후 항암제를 주사로 혈액에 투여한 실험군을 비교했을 때 실험군에서는 항암제가 3배 이상 뇌암 부위로 전달됐다. 24시간 이상 약물 효과가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박주영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박사팀이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약리학분야의 국제학술지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28일자(논문명 : Evaluation of permeability, doxorubicin delivery, and drug retention in a rat brain tumor model after ultrasound-induced blood-tumor barrier disruption)에 실렸다.
박주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항암효과는 있는데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해 사장돼 있는 기존 약물들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치매 등 다양한 뇌질환의 약물치료에 적용 가능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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