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조사 진통 우려…왼쪽으로 누워 진입 위험
유가족 "사고원인 규명 어려워진다"
선체조사위, 내일 국회서 구성 의결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세월호가 30일을 전후로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거치되면 미수습자 수습과 침몰 사고 원인 조사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수색 방식에 유가족들이 반대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2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도착하게 되는 즉시 선체 하역 준비가 진행된다. 반잠수식 선박과 묶여 있는 고박을 해체하고 선체를 배에서 육상으로 옮기는 데 3~4일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철재부두 육상 거치에는 모듈 트랜스포터를 활용하게 된다. 조선소에서 대형블럭 등을 운반하는 모듈 트랜스포터 456대를 76대씩 6줄로 늘어세워서 세월호 선체와 리프팅빔을 들어올려서 옮기는 방식이다.
선체가 목포신항에 안전하게 들어서면 부식을 막기 위한 안정화 작업이 우선 이뤄진다. 선체 곳곳이 바닷속에 3년 동안 잠겨있으면서 이미 상당 부분 노후됐지만 물 밖으로 나오면서 부식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부식 방지 작업이 마무리되면 선체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선체 조사를 진두 지휘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회에서는 28일 위원회 구성을 의결할 계획이다.
선체 조사위원은 각 당이 추천한 김창준 변호사(더불어민주당), 김철승 목포해양대 국제해사수송과학부 교수(국민의당), 장범선 서울대 조선해양공학부 교수(바른정당) 등이며, 입법 당시 여당 추천 몫으로 자유한국당은 이동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선임연구원,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명예교수를 추천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는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이었던 권영빈 변호사, 이동권 대우조선해양 전 부장 등을 추천했다. 조사위원회는 6개월가량 활동하게 되며 이후 한 차례 4개월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선체 조사와 관련해서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정부는 안전하고 빠른 조사를 위해 객실을 분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유가족들은 객실 부문 분리를 반대하고 있어서다.
정부와 정리용업업체 코리아쌀베지는 옆으로 누워 있는 상태에서 선체로 진입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객실 부분을 분리해서 똑바로 세운다는 계획을 지난해 8월 수립했다.
반면 유가족들은 선체를 훼손하면 사고 원인 규명이 어려워지며 유해가 훼손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선체조사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지만 결과에 따라 선체 조사가 난항을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육상 선체 조사와 함께 해저 유실물 수색도 이뤄진다. 해수부 측은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3중 대책을 마련했었다.
세월호에 난 구멍 등에 유실방지망을 설치했으며, 해저면 선체 주위 3m 높이로 사각펜스를 쳐놓았다. 또 바닥에 가라앉은 왼쪽 창과 출입문으로 유실을 막기 위해 선체와 리프팅빔 사이에도 유실방지망을 삽입했다.
다만 미수습자 유해가 유실됐을 만일의 가능성을 고려해 잠수부들을 투입해 펜스 내부를 수색할 계획이다. 정부는 다음달 초를 수색 시점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선체 조사 과정에서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위험성을 평가해서 구체적인 조사 방식을 결정하겠다”며 “조사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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