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숯불바베큐버거'
아삭함 더한 양상추·통토마토 식감 굿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버거 평론가들 사이에서 프랜차이즈 버거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유독 칭찬보다 독설이 더 많은 게 사실. 롯데리아도 피해갈 수는 없어 일부 소비자들은 버거보다 양념감자, 치즈스틱 등의 디저트 메뉴들이 더 맛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믿고 거르는 롯데리아(믿거롯)'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하지만 최근 롯데리아가 가격과 품질에 대대적인 혁신을 시도하면서 '믿고 먹는 롯데리아(믿먹롯)'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 중심에 선 게 지난 20일 출시된 한정메뉴 '숯불바베큐버거'다.
신상 뜯어보기 메뉴로 이번 롯데리아의 신메뉴를 선택하고서 큰 기대는 하지는 않았다. 카카오톡에서 롯데리아 친구를 맺으면 5300원짜리 숯불바베큐버거 세트를 3900원에 살 수 있는데 버거에 감자튀김, 콜라까지 이 가격에 먹으면서 푸짐함과 수제버거 같은 맛 등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 아닐까하는 마음에서였다. 여기에 평소 '버거는 밥이 될 수 없다'는 지론까지 더해 이미 롯데리아를 찾기 전 국수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서 메뉴를 주문했다. 시장이 반찬인데 배를 이미 불려놓은 터였다.
"우리 리아가 변했어요!"
숯불바베큐버거를 먹은 한마디 소감이라면 이렇게 표현될 수 있다. 비주얼에서는 다른 버거와 큰 차이는 없었다. 패티 2장, 양상추, 토마토, 치즈 등 여느 버거와 내용물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맛은 기존에 먹어왔던 같은 가격대의 버거와는 확실히 달랐다.
일단 '숯불'을 내세운 만큼 패티 겹겹이 바른 소스에서는 진한 숯불향이 나 구미를 당겼다. 또한 그동안 푹 삶아진 것만 같은 양상추는 아삭한 맛을 배가 시키며 싱싱하게 씹히는 식감을 담당했다. 여기에 통으로 잘라낸 토마토는 버거를 한 입 베어 물때마다 풍부한 과즙이 나오며 패티 육즙과 함께 어우러졌다. 퍽퍽할 법한 버거에 촉촉함을 더해줬다.
특히 이번 숯불바베큐버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맛의 비결은 두 장의 패티다. 물론 이 제품의 패티 두께가 수제버거 속 패티처럼 두껍지는 않지만 두 장을 겹친 데다가 이 사이에 숯불향이 나는 소스를 담뿍 발라놓으니 오히려 두꺼운 패티 한 장보다 더욱 풍부한 맛을 내는 데에 효과적이었다.
롯데리아에서 가장 즐겨찾는 메뉴는 단연 불고기버거. 달고 짭쪼름한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을 공략한 불고기버거는 롯데리아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다. 이러한 불고기버거에 숯불바베큐 향을 입히고 고기씹는 맛을 배가시켰으니 입맛을 사로잡지 않을 수가 없다.
친숙한 맛을 내세워 기존 롯데리아의 명성은 되살리되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갖춰 소비자 지갑까지 열게 했으니 이만하면 똑똑한 롯데리아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통한 게 아닌가 싶다. 가격은 버거 단품 3200원, 세트는 5200원.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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