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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간부 자리 바꿔 근무 ‘체인징데이’ 화제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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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장 2만 5천보 걸으며 안전 교통 살피고, 건축과장 어린이집 운영 등 보육 민원 다뤄... 조은희 구청장 “서로 돕는 2등 정신, 탄탄한 조직, 역량 발전해 협업문화 확산 계기될 것”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아침에만 해도 설마 하루 만에 자리가 바뀐다고 역지사지가 되겠어 하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했는데... 오늘의 소중한 경험은 업무의 전환점이 돼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난 24일 오후 4시 서초구청 5층 상상카페, 하룻동안 담당 업무를 바꿔 일한 과장들이 원탁테이블에 둘러 앉아 새로운 부서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전하자 공감하는 이들로 카페 안은 한바탕 웃음꽃이 폈다.

서초구(구청장 조은희)가 부서간 칸막이 없는 소통과 협업을 위해 마련한 ‘체인징데이(Changing Day)’에 참여한 부서장은 총 33명은 부서장들은 각각 다른 부서로 출근했다.


‘문과’인 행정직과 ‘이과’인 기술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리 바꿈이었다. 사회복지과장이 건축과장이 되고, 건축과장이 여성보육과장으로 업무를 하는 등 직렬을 타파한 파격적 시도였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과장들은 한 번도 일해 보지 못한 새로운 부서에서 겪어 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

구의 ‘체인징데이’는 부서장들이 서로 다른 국의 소속부서로 자리를 바꿔 1일 근무하는 것으로 구는 부서장들이 희망하는 부서를 1지망에서 3지망까지 신청받았다.


부서장들은 평소 협업이 필요했던 부서를 적극 신청, 그렇게 배치된 1일 신임 부서장들은 팀 회의를 주재하거나, 주요 현장 방문 등 일정을 소화하며 다른 부서의 사정을 듣고 살폈다.

서초구 간부 자리 바꿔 근무 ‘체인징데이’ 화제 만발 체인징데이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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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역지사지 행정’, 조은희 구청장의 아이디어다. 부서의 입장을 따지는 형식적인 협업 회의에서 벗어나 직접 다른 부서의 속사정을 체험해 보는 역지사지로 ‘윈-윈’의 결과를 도출하자는 것이다. 부서간 마찰이 있는 민원사항 등 현안사업에 대해 서로 고충을 알고 이해해야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책을 제대로 펼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체인징데이’에 여성보육과장으로 근무한 안종희 건축과장은 “설계, 시공 등 어린이집을 잘 짓는 것만 큰일이라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 크고 작은 민원이 많아 여성보육과 일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같은 일만 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이번 경험을 토대로 큰 시야를 갖고 꼼꼼하게 사업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문화체육관광과장이 돼 양재천 공연 관련 소음 민원의 절충점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고민한 물관리과장, 기획예산과장으로 근무하며 보육에 대한 중장기플랜을 마련해 갈 것을 다짐한 여성보육과장, 일자리경제과장으로 출근해 부서의 어려운 점을 살펴보다 그 자리에서 인사고충 상담을 받은 행정지원과장, 청소행정과에서 작업복을 입고 강남역 일대 물청소를 한 교육협력과장 등 각 부서에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루가 아니라 계속 새로운 부서에 있으면 좋겠다며 향후 가고 싶은 부서의 염원을 담고 있는 과장도 있었고, 그러다보니 현 자리를 다른 부서장들에게 행여나 빼앗길까 걱정을 하는 과장도 있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국장 6명의 자리가 한 번에 바뀌는 ‘체인징데이’였다.


행정직 국장은 기술직 국장이 되고, 기술직 국장은 행정직 국장이 돼 서로의 겪어 보지 못한 업무를 체험했다. 주민생활국장이 돼 저소득 독거어르신에게 전달할 된장을 담그기 위해 난생 처음 메주를 매만진 안전건설교통국장에서부터 하루 2만5000보를 걷는 강행군으로 현장 구석구석을 점검해 안전건설교통국장의 역할을 해낸 여성 보건소장 등도 있었다.


또 도시관리국장이 돼 도시계획 수립 등에 어려움을 느껴보니 양재R&CD특구 추진시 도시계획과에 업무를 독촉한 일이 새삼 마음에 걸렸던 기획재정국장, 다음번에는 기술직이 해볼 수 없는 동장이 되어 일선 행정의 현장을 수행, 주민 여론에 귀 기울이겠다는 도시관리국장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부서간 쌓여 있던 벽을 깨고 소통의 강점을 살려보자는 열정은 같았다.


서로 다른 시각을 제시해 협업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 "양재천 산책로를 시민의 입장에서 살폈는데 몇 미터를 걸었는지, 기왕이면 칼로리도 얼마나 더 소비되었는지 표시가 있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고 나무나 꽃 이름표 푯말 등도 조금 더 깔끔하게 정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권영현 보건소장이 전했다.


하현석 안전건설교통국장은 “토목직 입장에서 주로 양재천의 제방정비상태 위주로 보아 왔는데 일반인의 시각과 주민의 건강을 챙기는 보건소장의 시각이 더해져 기술 업무가 더욱 풍요로워질 것 같다”며 화답했다.


아울러 이들은 서로의 입장과 형편을 헤아려보고 나름의 고충을 직접 느껴보니 “규정과 원칙에만 얽매였던 고정관념을 버리고, 법의 테두리 바깥의 소외된 의견이나 반대의견 등 다양한 목소리를 절충해 융통성 있게 사업을 추진해야겠다”며 입을 모았다.


앞으로 구는 ‘체인징데이’를 동장까지 확대 시행하며, 매월 두차례(셋째주 금요일은 국장, 넷째주 금요일은 과장)씩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부서간 ‘소통과 화합 모드’로 협업에 한층 속도를 더할 방침으로, 구는 지난해 4월부터 전국 최초로 부서간 협업성과를 인사고과와 성과상여금 등에 반영하는 인사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30일은 구청장의 ‘체인징데이’다. 조은희 구청장이 양재노인종합복지관으로 출근해 복지관 관장으로서 일을 한다. 구청장이 일선 산하기관의 복지관장이 되는 것은 서초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서초구 간부 자리 바꿔 근무 ‘체인징데이’ 화제 만발 체인징데이 간담회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역지사지 행정, 서로 돕는 2등 정신으로 행정에 대한 안목을 넓혀 수준 높은 주민복지서비스를 제공하자”며 “‘체인징데이’는 부서간 칸막이를 허무는 협업 문화 확산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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