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주주제안 슈퍼주총일…주주제안 중 77%는 경영권 영향으로 간주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24일 '슈퍼 주총일'에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주주제안이 쏟아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정기주총에 주주제안을 상정한 상장 기업은 성창기업지주, GS홈쇼핑, 넥센테크, 동원개발, 고려제강, 대륙제관, 대웅, 대한방직 등 총 32개사로 이중 절반 이상이 이날 주주총회를 연다. 24일을 '주주제안 슈퍼 주총일’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주주제안은 주주활동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발행주식총수(의결권 없는 주식 제외)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나, 6개월 전부터 계속해서 상장사 발행주식총수의 1000분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주제안을 상정한 상장사 32곳은 67건의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했다. 기업당 평균 2.1개의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한 셈이다. 이 가운데 77.6%는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 회사의 자본금 변경 ▲배당 결정 ▲합병·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의 양수·양도 ▲자산 처분 ▲경영위임 ▲회사의 해산 등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높은 빈도의 주주제안은 67건 중 38.8%를 기록한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에 관한 사항이었다. 이 중 감사의 선임 안건 상정 비율이 17.9%로 가장 높았다. 배당에 대한 주주제안도 전체 주주제안의 29.9%를 기록해 높은 빈도를 나타냈다.

정성엽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체 67건의 주주제안 중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관련된 주주제안이 대다수인 77.6%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주주제안을 곧 경영권 간섭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장사들은 경영권 간섭을 방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안건순서 선점 ▲정관 변경 ▲원천적 방지 등의 방법 등으로 주주제안 무력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GS홈쇼핑의 경우 배당과 관련된 주주제안에 대해 이사회 안을 1-1호로 처리하고 주주제안을 1-2호로 상정했다. 이 경우 1-1호 안건이 주총에서 먼저 가결되면 주주제안인 1-2호 안건은 자동폐기 된다.

상법상 주주는 주주총회 6주 전(정기 주주총회의 경우 전년도 주주총회일 기준 6주 전)에 주주제안을 해야 하는 반면에 기업은 주주총회 안건 공고를 주주총회 개최 2주일 전까지만 하면 되기 때문에 주주제안에 대해 전략적 대응이 가능한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주주제안을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행위로 보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정당한 주주제안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방식이 강대강(强對强) 방식으로 나타나 '경영권 : 주주권’ 이라는 전통적 대결 구도가 지속될 수 있다"며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건전한 주주제안의 활성화와 더불어 이사회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