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회장 교체…임기 마친 한동우 前회장, 주주에 감사 표하며 눈물 쏟아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신한금융지주는 23일 '제1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용병 신임 회장을 선임했다. 아울러 올해 이사회 의장에는 박철 사외이사(전 한국은행 부총재)가 선임됐다.
신한지주는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20층에서 주총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주총에서 공식 취임한 조 신임 회장은 "부족한 제게 신한그룹 회장이라는 큰 직책을 맡겨준 주주들께 감사드린다"며 "신한의 영토를 넓히고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으며 조직의 역량을 한 차원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창립 이래 새로운 금융의 길을 개척하는 역사를 만들어 온 신한그룹은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1등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도 "지금 신한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성장은 일상이 됐고 인구절벽이 시작됐으며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에 따른 파괴적 혁신은 금융산업의 새로운 위협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 회장은 "도전과 혁신을 바탕으로 급격한 환경변화를 이겨내고 한국 금융에 새 지평을 열어가는 데에 혼심의 힘을 다하겠다"며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 신한으로 도약하고 나아가 월드클래스(World Class) 파이낸셜 그룹의 비전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주총을 마지막으로 6년 간의 임기를 마친 한동우 전 회장은 주총 직후 연단에 올라 주주들을 향해 "신한금융그룹 회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주주들의 신뢰와 성원 덕분"이라며 "이제 물러나지만 주주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한 전 회장은 이어 "앞으로도 신한과 조 신임 회장에게 변함없이 큰 힘을 실어 달라"고 덧붙였다.
한 전 회장은 "6년 전 이 자리에서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주주들의 기대에 어긋나게 발생했던 신한사태의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또 성숙한 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해 어떤 정신적 기틀을 만들 것인가 등을 고민했다"며 "30년간 신한에 몸담으며 쌓은 경험과 주주들의 고견, 임직원의 의견을 더해 적절한 답을 찾고자 노력한 결과 조직이 빠른 시간 내 안정화되고 신한다운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고객만족도, 지속가능경영 등 질적으로도 크게 개선되는 성과도 있었다"며 "주주들의 든든한 신뢰와 임직원의 열정 덕분"이라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한 전 회장은 또 "새로 부임하는 조 신임 회장은 리더십과 통찰력을 갖춘 훌륭한 경영자"라며 "신임 회장과 임직원의 노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주들의 지속적인 성원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며 발언을 이어나가던 한 전 회장은 주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뒤 눈물을 흘리며 주총장을 떠났다. 일부 주주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떠나는 한 전 회장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하기도 했다.
이로써 신한지주는 이날 6년 만의 회장 교체를 이뤘다. 아울러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6개 의원에 대해 모두 원안 가결됐다.
조 신임 회장을 비롯해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각각 사내이사(임기 3년)와 기타비상무이사(임기 2년)으로 신규 선임됐다. 또 박안순 일본 대성그룹 회장, 박철 전 리딩투자증권 대표이사 회장, 이상경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주재성 김앤장법률사무소 상임고문, 히라카와 유키 레벨리버 대표이사,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일본대표 등 6명의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감사위원으로는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1년 재추천됐다.
앞서 일부 사외이사의 선임안을 놓고 독립성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이날 한 회장의 거듭된 재청 확인을 거쳐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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