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매치플레이 예선 첫날 희비 교차, 한국은 김경태 유일한 1승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이번에는 '매치의 제왕'을 향해 진격하고 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골프장(파71ㆍ7108야드)에서 개막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델테크놀러지스매치플레이(총상금 975만 달러) 1라운드에서 웹 심슨(미국)을 5홀 차로 대파해 가볍게 1승을 챙겼다.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반면 쇠렌 키옐센(덴마크)에게 2홀 차로 발목이 잡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3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기권해 첫날부터 빅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매킬로이의 역전패가 가장 충격적이다. 13번홀(파4)까지 1홀 차로 순항하다가 14, 16, 17번홀을 연거푸 내주면서 순식간에 침몰했다. 그나마 2015년부터 조별 리그가 도입됐다는 게 다행이다. 바로 흥행 때문이다. 16개 조에 배정된 4명의 선수는 예선 3일 동안 서로 다른 3명의 선수와 3경기를 치른다. 핵심은 1경기를 져도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여지가 있다는 대목이다.
매킬로이는 일단 24일 개리 우들랜드(미국), 25일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물론 키옐센(덴마크)이 3승을 수확하면 아무 소용 없다. 디펜딩챔프 데이는 모친의 위독 소식을 듣고 곧바로 기권했다. 팻 페레스(미국)에게 6번홀(파5)까지 3홀 차로 뒤진 상황에서다. 기자회견을 통해 "연초 어머니가 폐암으로 12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금명간 수술이 예정돼 있다"고 공개했다.
존슨의 어깨가 가벼워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제네시스오픈 우승으로 '넘버 1'에 등극한 뒤 이달 초 WGC시리즈 멕시코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수확해 '新골프황제'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는 시점이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이자 2013년 타이거 우즈(미국ㆍ캐딜락챔피언십-브리지스톤) 이후 4년 만의 WGC시리즈 연속 우승이라는 진기록에 가까워지고 있다.
'넘버 4'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노장 짐 퓨릭(미국)과 난타전 끝에 간신히 비겼고, 조던 스피스(미국)는 다니하라 히데토(일본)에게 4홀 차로 완패했다. 존슨은 일찌감치 '꽃길'에 들어섰고, 경쟁자들은 '흙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복병으로 지목한 이유다. 로스 피셔(잉글랜드)를 4홀 차로 따돌린 뒤 지난해 8강전에서 존슨을 격침시킨 짜릿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한국은 김경태(31ㆍ신한금융그룹)가 유일한 1승을 거뒀다. 지난해 마스터스 챔프 대니 윌렛(잉글랜드)라는 대어를 잡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1, 2번홀을 이기는 초반 스퍼트가 돋보였고, 16번홀(파5)에서 4홀 차로 마침표를 찍었다. 왕정훈(22)은 찰 슈워젤(남아공)에게 4홀 차, 안병훈(26ㆍCJ대한통운)은 찰 슈워젤(남아공)에게 6홀 차, 김시우(22ㆍCJ대한통운)는 필 미켈슨(미국)에게 5홀 차로 각각 대패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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