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문제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의 소환 조사와 조서 열람을 마치고 약 21시간 만인 22일 오전 6시55분께 검찰청사를 빠져나와 귀가했다.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전직 대통령들 중에서는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조사 때 16시간 20분을 넘긴 역대 최장 시간 기록이다.
전날 오전 9시2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은 밤 11시40분께 조사를 마쳤으나 이후 약 7시간 동안 조서를 열람하고 본의와 다르게 기재된 내용이 있는 지를 검토하느라 밤을 새웠다.
피의자가 조사를 마치고 조서를 열람하는 데는 보통 한 두 시간, 길어도 두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게 보통이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들과 함께 토씨 하나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거쳐야 하거나 거칠 지도 모르는 구속심사 및 재판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데다 공모 혐의자들 다수가 구속됐기 때문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수사팀의 의견과 수뇌부의 판단을 종합해 이르면 주중에 결론을 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청사를 나와 대기 중인 취재진 사이를 통과해 곧장 차에 올라타 삼성동 자택으로 향했다. 취재진이 '아직도 혐의를 모두 부인하느냐', '국민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등 질문과 요청을 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는 본격적인 법리다툼을 앞두고 불필요한 해석의 여지를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대해 사실상의 불복 입장을 내비친 것의 연장선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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