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3월21일 9시26분. 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포토라인에 멈춰서자 수 백여 개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아졌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파면돼 전직의 신분이 된 대통령의 검찰 출두에는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그 만큼 취재열기도 치열하고 뜨거웠다.
박 전 대통령이 출두 당일 포토라인에서 어떠한 언급을 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수사를 받으러가는 마당에라도 국민화합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선의의 추측도 있었다.
전날 박 전 대통령 측은 “준비한 메시지가 있고, 검찰 출두에 즈음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알려왔다. 국민들은 더욱 귀를 세웠다.
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자 기자들의 질문이 시작됐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기자들끼리 약속을 정해 질문할 사람을 미리 정해놨다.
“대통령님, 검찰 수사가 불공정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님,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질문이 이어졌지만 박 전 대통령의 청사안으로 들어갔다.
검찰 조사를 받으러 출두하는 사회적으로 알려진 피의자들의 모범답안이 ‘준비된 메시지’의 전부였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같이 기자들을 노려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끝’이었다. 이날 기자들은 몇 가지 질문을 더 준비했다. ‘파면된 대통령으로 처음 카메라 앞에 섰는데 국민께 한 말씀’, ‘무엇을 가장 후회하시나’,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대면조사 왜 거부했냐’ 등과 같은 것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지난 6개월간 대한민국을 절망과 분노 속으로 밀어넣은 사건이다. 위기와 국론분열에 빠뜨렸다. 대통령과 최순실의 사익 추구에 청와대는 물론 정부부처, 삼성전자와 SK·롯데 등 대기업까지 모두 동원된 전무후무한 게이트다.
수사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소환하면서 이제 정점을 지나고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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