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차관 '한·중·일 경제 삼국지2' 출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의 경제 전면전에서 지난 10년간 한국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성장과 분배에 실패한 이 시점에서 성장동력을 다원화하고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경제생태계를 조성해야만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안현호 삼정KPMG 고문은 최근 출간한 '한·중·일 경제 삼국지2'에서 "한국경제는 지난 10년간 허송세월했다"고 비판했다. 4년 전 펴낸 1권에서 한·중·일이 상호보완적 협업관계에서 벗어나 전면전을 벌일 거라 했던 만큼 2권에서는 경제 삼국지의 전황과 더불어 한국의 생존전략을 제시했다.
안 고문은 경제 삼국지에서 한국은 제대로 전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유일한 성장동력이 대기업이라는 점을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했다. 저출산·고령화로 경제는 활력을 잃었고, 소득분배에 실패해 경제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경제 삼국지가 벌인 전면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자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주도의 고성장을 진행해 오면서 국영기업의 부채 누적, 이로 인한 은행의 부실가능성 가능성, 지방정부의 과다한 재정적자는 중국이 직면한 과제다. 하지만 14억 인구에 기반한 시장의 성장, 민간기업의 연구개발(R&D) 역량은 최소 30년 중국 경제를 떠받힐 것으로 예상된다. 안 고문은 중국의 구매력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년 중국의 노동력이 세계 경제의 판도를 바꿨다면 앞으로 20년은 그들의 구매력이 글로벌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로 사회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주력산업이 쇠퇴기에 진입했다. 야심차게 추진 중인 '아베노믹스'도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부품·소재·장비 산업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강소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됐다는 점은 여전히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다.
안 고문은 한국의 생존전략으로 '성장동력의 다원화'를 꼽았다. 대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으로 조립완성품산업에서 부품·소재·장비산업과 서비스산업로 성장동력을 옮겨가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제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뒤따라야 한다.
안 고문은 "경제·사회시스템을 제로베이스에서 재편하지 않으면 최악의 위기 '블랙스완'에 빠질 위험이 있다"며 "경제의 역동성 제고와 창의적 파괴를 수반하는 혁신시스템의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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